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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URZ8…먹구름을 잔뜩 머금은 잿빛 하늘이 그늘을 내리며, 여름의 밤은 차가웠다. 손 닿는 만큼이나 식어버릴 것처럼. 조용한 여름, 끝이 다가올 여름. 그것은 꼭 내 속을 더럽혔다.
공기마저 잊어버린 바람이 이리도 차고 거세었던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잊은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듯, 마음은 더럽게 짓밟히듯. 아직 너를 향한 여름은 고이 남겨 두었는데. 너와 맞이하였던 추억이 무참히 짓밟혀 형체를 볼 수 없었다. 그 푸른 하늘마저, 몽글하게 젖은 구름마저도. 더 이상 이것은 여름이 아닌데, 이 모든 것은 너를 뜻하지 못하는데.
찔리듯 아프게 부서지던 숨결을 기억해? 그게 네 마지막이었다. 거칠게 내뱉던 그 숨이, 네 잔향이 될 줄 알았더라면. 이런 결말 따위 주지 않았을 텐데. 무한한 후회의 연결 고리. 그 끝을 남기지 못하고 뇌를 헤집듯 맴돌았다. 벗어나지도 않고서.
네가 없는 여름, 너 없는 나날. 내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날이 없었다. 이 아픔을 너도 알았더라면. 내 곁에서 그런 결말은 쥐지도 않고, 웃으며 지냈을까. 이 마음 속 고이 넣어둔 여름이 영원했을까 하며. 의미 없는 후회를 후회를 후회를. 이 반복의 고리가 지겹다는 감정마저 잊은 것 같았다. 너를 생각하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기에. 마주한 너를 거부할 수 없는 마음 탓일까. 아무래도 나약한 마음이 분명했다. 한없이 약하고 부질없기에, 너를 상기시키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았다.
너만 생각하면 바보가 되어버려
네가 없는 여름이 아프다. 몇 번이고 다가올 여름도 분명히 최악을 맞이하겠지. 이 작은 하늘 따위는 나를 싫어하니까. 나를 받아줄 수 없는 세상이니까.
그러니 네가 있는 세상으로 갈게. 나를 품어줄 네 여름으로. 영원히, 마음 속 묻어둔 감히 영원을 바라는 여름이 아닌. 그저 마주 잡은 손이 필요할 뿐이야.
_ 푸르름이 살던 여름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