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시절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길 위에 놓여 있었다.
그 길은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았고,
아직 태어난 적 없는 꿈들의 발소리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그 길을 따라 흐르던 어느 날,
청춘은 스스로에게서 하나의 계절을 놓아버렸다.
기대와 두려움이 동시에 달려 있던 계절,
마음 한 구석을 쨍하게 울리던 계절이었다.
그 계절이 떠나는 순간,
길 위에는 작은 바람 하나만이 남았다.
바람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채
마치 이별의 마지막 인사를 대신 하듯
천천히 지나가며 흔적을 흩뜨렸다.
누군가 떠난 것도,
누군가 남은 것도 아니었지만,
청춘은 분명히 무언가와 이별하고 있었다.
아마도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이었을까,
혹은 망설임 속에 오래 넣어둔 꿈이었을까,
아니면 ‘그때의 나’ 그 자체였을까.
무엇이든,
그날 청춘은 조용히 뒤돌아 서서
자신이 지나온 길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이름도 붙이지 못했던 감정의 조각들이
빛이 닿을 때마다 작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곧,
빛은 사그라들었다.
남은 것은
사라졌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빈자리 하나.
하지만 그 빈자리는,
청춘이 어른이 되기 위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아주 작은 문장처럼 남아 있었다.
그날 이후,
길 위의 바람은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청춘의 계절은 어딘가에서
천천히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윤정하큘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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