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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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7 22:04조회 110댓글 10@UX2mau
오늘도 일어났습니다.
전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았습니다.
항상 똑같은 얼굴.
적당히 멋지고 적당히 일그러진 보통 사람의 얼굴이에요.
그런데 오늘은 거울 속 내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무슨 일 일까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뭔가 오늘은 제가 주인공 같습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 같아요.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우연히 처음 듣는 어떤 노래를 들었어요.
노래가 참 좋네요.
그 노래가 저를 주인공처럼 만들어줍니다.
더 높이 날아올라 흩날리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 . .

흠.. 분명 오늘은 제가 히어로 같았어요.
영웅이 될 것 같았던 날인데
무언가 하나 둘 어그러졌습니다.

빛나는 세상은 절 초라하게 만듭니다.
빛나는 사람들이 저보고 빛나라고 하네요.

엉망징창인 저도 마음만 열면 꽃밭입니다.
전 아름다운 사람이랍니다.
전 당신들만 없었으면 난 충분히 빛날 수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옵니다.
울컥해지고 전 사악해집니다.

차라리 망쳐버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전 꿈? 사랑? 희망? 빛? 그게 뭐든간에 다 가질 수 없습니다.
세상은 저에게만 왜이리 각박할까요.

절 무너뜨리지 못하는 아픔은 절 더 강하게 만듭니다.
이제 제가 빌런이 돼줘야 겠습니다.
모두가 그걸 원하는 걸까요?
멋진 영화에 악역 하나쯤은 등장하야죠.
비록 모두가 주인공만 기억하더라도

나는 빌런입니다.
그렇게 인정하니 무언가 허무하네요.
제가 처음부터 불행하진 않았습니다.
외로웠죠.
외로움은 불행을 만들고 불행은 빌런이 되어 저 같은 희생자가 한명씩 등장하는 것 아닐까요?

빌런도 외롭습니다.
빌런이 되고 싶어 빌런이 된 것이 아닙니다.
세상 어떤 사람이 넌 빌런이 돼라 하고 태어났을까요?
처음엔 사랑받지만 언젠가는 버려집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빌런이 되는 것 아닐까요.

아, 갑지가 나는 깨닳습니다.
빛나는 이 세상을 나에게 빛나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한다고 하는 것 이였죠.
꼭 저 같은 바보들이 세상이 사랑하는 나라는 존재를 피하려고 하는 것 이었습니다.

전 빌런이 아닙니다.
히어로도 아닙니다.
특별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제 존재 자체로 빛납니다. 아름답습니다.

제가 세상에게 받을 사랑을 이제 여러분께 나눠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빌런이라도, 몰락한 히어로라도 제가 사랑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분명히 빛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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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Y - 빌런
@UX2mau
@유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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