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렸다.
산산조각 난 사랑
그걸 주워 담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는 너.
시공간이 어긋나버린 세계선은
그저 우리를 방해할 뿐이었고
그렇게 서서히 틀어지다 보면
어느새 전혀 맞지 않게 되어버려서
이번 세기의 우리가 만난 시간은
1년 하고도 4개월 남짓에 불과했다.
여름···.
지독하게 길고 이기적인 여름.
그해 여름은 유성이 떨어졌고,
너는 그런 여름을 연모했다.
눅눅한 청춘의 절반을 집어삼킨
여름의 비열한 마음이 덧없이 퍼져가
눈치채지 못하는 새에 도달한 낭만의 종착을 곱씹어보니,
그건 곧 사랑이었다.
선을 그어놓지 않은 기억이 뒤섞였다.
땅바닥에 떨어진 유성 펜.
내 손바닥에 남아있는 좋아해ー라는 한 마디.
처음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희미하게 그려지는 시간과
아득히 먼 풍경이,
맞잡았던 손이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목소리가 세상의 경계선까지 닿지 못하고
뒤죽박죽 알 수 없는 기억.
그리고 마냥 남아버린 보고 싶다는 감정
그 모든 걸 끌어안고서는 너에게로 달려갔다.
시간이 게으른 탓에 생긴 찰나의 틈새에
가장 크게 새겨넣은 너의 이름이
미개척의 감정에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가 돼서야,
그제서야 잊고 있던 사랑을
기억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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