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부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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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18:53조회 36댓글 0onke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는 것.

그게 무엇인지 아는가?



사랑, 단순하면서 복잡한 단어.

어느새 나를 잠식할 때가 되어서야 ,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것.



내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가?

아마도 그건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던 것으로,

바람이 불어온 그 향기를 가만히 들이켜는 때.

​골목의 작은 웅덩이에 달빛이 비치는 때.



단둘이 걷다 눈을 맞춘 그대가,

너무 예뻐보이는 순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들은 틀림없이 사랑이라고.

허나 실은 모두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이런 게 아니라,



계속 계속 생각이 나고,

그러다 결국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순간부터.

이미 끝난 사랑이 다시 떠오를 때부터.

그때가 돼서야 사랑이었던 것이다.



진짜 사랑은 그 시절이 가고 나중이 되어,

그제서야 알게 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지나가서야 안다.

그게 내 마음의 한계를 다한,

마지막 사랑이었음을.

그 시간이 나의 가장 찬란한 때였음을.



나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려서,

갈 곳없이 그 기억을 서성인다.

마치 길잃은 부랑자차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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