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時12分のバス停であなたを待って(12시 12분 버스정류장에서 너를 기다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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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5 12:11조회 60댓글 3아련
나는 두 동공이 마구 흔들리며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곤 혹시 다른 이에게 인사한 것이 아닐까, 싶어 주위를 훑어보기까지 했다. 이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마저도 なおぎか(나오기카)가 된건가. 씁쓸하면서도 기분 좋은 이 감정은 뭘까.

– ゆずは(유즈하)! 자꾸 창 밖만 바리보는구나. 나와서 67번 문제 한 번 풀어봐라.

망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あおいた(아오이타) 선생님이 내는 내가 가장 못하는 수학 문제라니. なおき(나오키) 선배 좀 그만 바라볼 걸. 아예 고개를 돌리기보다 곁눈질로만 훑을 걸.

– 네, 죄송합니다...

나는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의 따끔한 시선을 받으며 칠판 앞으로 다가갔다. 이 문제는, 내가 조금도 못했던 행렬. 한숨이 깊게 나올 뻔 했던 것을 겨우 참았다.

– 설마, 아까 그리 딴짓을 해놓고 행렬 문제 하나 못 푸는 것은 아니지, ゆずは(유즈하)?

네, 못 풉니다. 못 푼다고요, 이 망할 악덕 あおいた(아오이타) 선생아.

– ... 죄송합니다.

あおいた(아오이타) 선생님은 혀를 쯧쯧 차며 반 전체에 울리게 크게 외쳤다.

– みあわせ ゆずは(미아와세 유즈하), 수행평가 2점 감점.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와라.

그래, 나는 이럴 줄 알았다. 이게 전부 쓸데없이 빛나는 なおき(나오키) 선배 때문이다. 전부. 왜 나한테 인사해서는, 왜 지금이 하필 3학년 2반 체육 수업이어서는...

– 들어가라, みあわせ ゆずは(미아와세 유즈하).

그제야 나는 자리로 돌아가 앉을 수 있었다. 반 아이들 앞에서 그런 망신을 당하고, さき(사키)에게 동정의 눈초리를 받아도 괜찮았다. 나는 나만 봤던, なおぎか(나오기카) 애들도 보지 못했던 なおき(나오키) 선배의 모습을 봤으니까. 아무렴 괜찮았다.

*

수업은 빨리 지나갔고, 나는 아까 말했던대로 あおいた(아오이타) 선생님과 함께 교무실로 갔다. 아, 말이 '갔다' 이지, 사실 거의 죄수 마냥 끌려갔다. あおいた(아오이타) 선생님은 딱히 별말은 안하셨다. 수업에 집중하라는 뻔한 말만 하고는 되돌려 보냈으니까.

– 12분...

시계를 보니 아직도 쉬는 시간이 12분이나 남아 있었다. 생각보다 더 대화가 빨리 끝났던 모양이었다.

– 그래, 거기로 가자.

내가 항상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각할 일이 많을때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いあわせ(이아와세) 고교 옥상. いあわせ(이아와세) 고교 옥상은 미화 선생님들이 항상 꽃이나 조그마한 나무를 심어두어 단 하루라도 파릇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나는 그 꽃과 나무들에게 이름마저 지어줄 만큼 애정이 깊었다.

– さつき(사츠키), 잘 지냈어?

さつき(사츠키)는 5월이라는 뜻이다. 작년 이맘때쯤 옥상에 처음 올라와 さつき(사츠키)를 만났으니 그렇게 단순히 이름을 지은 것이었다.

– 매번 올라오지 못해 미안해. 그렇지만 さつき(사츠키), 여전히 예쁘네.

さつき(사츠키)는 장미였다. 외관은 예쁘고, 아름답지만 장미의 내면적인 그 가시는 마치 나와 비교되어 보였다. 사람들에게 누구나 호감 있게 다가가지만, 막상 조금 친해지기라도 하면 바로 내 안의 가시가 들통나버릴 것 같은. 그래서 더욱 さつき(사츠키)에게 정이 갔다.

나는 슬쩍 일어나 한 조그마한 나무에게로 향했다. 이 나무의 이름은 すず(스즈). 사실 무슨 종류의 나무인지도 모르지만, 나의 さき(사키)와 さつき(사츠키) 다음으로 내게 아주 소중한 존재였다.

– すず(스즈), 너도 오랜만이네. 아직도 잎이 파릇해. 예쁘다.

그렇게 나는 すず(스즈)의 잎사귀를 조금씩 만지며 이를테면 교감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끼익— 하고 열리는 옥상 문과 함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등장한 なおき(나오키) 선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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