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lp Two] 시골 주택의 부적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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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4 23:15조회 45댓글 1무서운 이야기 스튜디오 팀
◆ 이 이야기는 ' 곤 ' 님의 사연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https://curious.quizby.me/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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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만 보다가 호기심이 생겨 제 어릴적 사연을 제보하게 되었습니다. 재미는 없겠지만 초등학생일 당시에 참 무서웠던 추억이라 재밌게 각색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릴 땐 어머니와 아버지가 두 분 다 프리랜서셔서 매일 집에 계셨는데요. 어머니는 영상 편집자, 아버지는 쇼핑몰 사장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가정에 환기가 필요할 것 같다며 대뜸 시골로 이사를 권유했어요. 저는 물론이고 어머니조차 아버지에게 듣지 못한 말이었기에 당황해 아무말도 하진 않았지만, 애초에 집 밖으로 잘 나갈 일이 없는 저희 가족에겐 참 꿈 같은 제안이었습니다.

한 달 뒤, 저희 가족은 정말 외딴 시골길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하늘은 어두침침한 게 곧 폭우라도 쏟아질 것 같았고 나무들은 죄다 시들어 말라 비틀어지고 있으니 마치 죽은 사람의 마을에 온 것도 같은 기분이 들었고요. 이정표는 삐걱거리며 제 목을 못 가누고 이리저리 치우치고 있었습니다.

“엄마, 여기 좀 이상해...”

부모님도 쎄함을 느끼셨는지 애써 제게 괜찮다 다독이며 점점 더 깊이, 그리고 빠르게 마을 안으로 차를 몰아넣었습니다. 하늘은 느낌상으론 더 어두워졌고 아깐 같이 달리던 몇 대의 차도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고 도로엔 저희 가족의 차 뿐이었습니다. 숨이 막혀올 듯한 분위기의 괴리감 탓인지 쉽사리 품에서 인형을 놓기가 힘들었죠.

“괜찮아, 곤아. 곧 도착한대.”

다행히 집엔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단층 주택에 차고지가 딸린 으리한 집. 딱 세 명이서 살기 단란해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마당은 없었으나 널린 곳이 공터라 마당으로 삼기도 좋았고, 차고지는 차가 들어가고도 남을 넉넉한 크기라 수납장도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아까의 두려움은 잊고 부모님과 집 이곳저곳을 보며 상해도를 보던 중, 저는 주택 근처에 삐쭉 튀어나와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매서운 바람에 나와있는 부분만 휘황찬란히 휘날리는데 그 모습에 호기심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달려가 나온 부분만 손가락으로 잡고 빼는데, 나온 글씨는.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죽어야 해. ”

곧추 세운 글씨도 안 잽싸게 휘갈겨 쓴 듯한 글씨가 눈을 더럽혔습니다. 깜짝 놀라 헙, 한 순간 손아귀에선 힘이 빠져 부적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제가 부적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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