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00:17•조회 59•댓글 1•리시안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알 수도 없었다.
그저 떨려오는 이 마음이,
혼란스러워지는 이 시절의 장난이라고만 생각했으니.
고2의 시작, 어쩌면 이제 바빠질 시기.
시작은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편이다.
언제나 그렀듯이.
햇볕이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아 같은 반이 된 친구는 누가 있을까,
기대하고 기다리던 와중에.
너가 보였다.
드르륵—.
닫혀있던 앞문이 열리는 소리.
혹시 같은 반이 된 내 친구일까, 기대감 한껏 품고 고개를 돌려 앞문을 바라보았다.
검은 흑발에 덮은 머리,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자애가 들어오고 있었다.
무언가 느껴지는 영문모를 신비로움에 그 애에게 빠져있기도 잠시,
눈이 마주쳐 버렸다.
미쳤어, 미쳤어!!
당황하여 다시 고개를 돌리고 혼자 얼굴을 붉히던 때였다.
다행히도 그 남자애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가는 듯 했… 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내 자리 뒤에 자신의 가방을 두고 있었다.
놀라움에 다시 빠져버리기도 잠깐,
그 남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렇게 빤히 봐. 뭐 없는데.”
다정다감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달콤하게 들려왔다.
그곳에서 나온 말들을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말이
아니었음에도.
내 마음은 그러하였다.
“아, 아니야! 아무것도.”
어버버 거리며 겨우 그 남자애의 호기심을 잠재우고 지나갈까 하다가,
내 호기심은 밝히고 싶어졌다.
”그, 그…! 이름이 뭐야?“
그 남자애는 날 빤히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좀 이상한 애인가, 하면서 툭 이름을 던지고 넘길 것 같던 네 입에선
“푸핫…“
웃음이 튀어나왔다.
”내 이름, 정해원이야. 넌?“
웃음을 끝마치고 다정하게 나온 네 입에선 내 이름을 묻고 있었다.
”나, 나는…“
떨릴 때마다 말도 잘 못한다는 내 단점이,
네 앞에선 호전되는 것만 같았다.
”윤하린이야, 내 이름.“
햇볕이 드는 창가 옆에서,
그저 이름만 나눴을 뿐임에도 낭만이 가득하였던.
그렇게
우리의 첫 봄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