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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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7 02:35조회 87댓글 2물레
M. 그 어떤 행복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너의 빈자리


하얀 천으로 덮힌 너,

병실에 이미 며칠 째 죽어있던 사람처럼

손 끝이 시릴 정도로 차가워진 너.

- ..

살갑게 들리는 의사의 말.

눈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의사의 행동.

-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현재 자살 시도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 ..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내 마음에는 알 수 없는 고통이 둘러 앉았고

아프기만 한 이 기억이 뇌에 뼈저리게 새겨졌다.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병원 앞 바닷가.

두 손 맞잡은 연인.

이제 막 태어난 것처럼 작고 뽀얀 아기.

그 아이의 부모님..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다.

-

바위 앞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숨을 쉬고 마시는 공기가

신선하지 않았다, 전혀 내키지 않았다.

혼자 사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미 떠난 그녀를 얼마나 더 붙잡고 슬퍼해야 할까.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만 남았다는 것에 충동적으로

흘러가는 물결에 몸을 맡겼다.

-

우리의 모든 시절과 장면이 하나하나

필름 속에서 희미하게 지나간다.

점점 더 밑으로 심해 속에

깊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무섭다, 두려워졌다.

하지만 올라가기엔 이미 늦었단 걸.

시야가 흐릿해져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른다.

너도 이렇게 죽었을까,

이제는 나도 널 보러가려고.

그곳에서 기다려줘.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M. 이렇게 널 생각하는 밤에는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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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알아요, 제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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