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히 자유로 불리우는 비겁함의 시점에서 풀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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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00:19조회 18댓글 0Garri
남색 하늘 아래 붉은 태양 같은 버들들이 제 본능을 풀어 헤치고 번뇌의 붉은 해를 떨어 뜨린다. 야자수의 녹색이어야 하는 잎이 남색 빛과 붉은 빛을 정통으로 받아 오묘한 보라빛으로 물들었다. 붉은 해는 하늘의 모든 붉음과 피들을 안고 떨어 진다. 붉은 것들을 품고서 떨어지는 해는 적들의 쇠퇴를 상징한다고 국가는 말했다. 하지만, 이는 국가의 화려한 무의미한 기교와 언변일 뿐, 자연을 향한 그의 사랑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했다. 순수함은 하늘 아래 죽음의 맹세였다. 죽더라도 느끼고자 하는 실속 없는 사랑이었다.
그는 다시금 버들 사이로 도망 친다. 국가에서 그를 부르기 전에 그가 먼저 도망쳤다. 그는 찰나의 군인이었다. 하지만, 생명을 향한 사랑으로 숨겨 진 죽기 싫다는 추잡하고도 비겁하며 가장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감정이 결국은 그를 도망치게 만들었다. 도망치는 일은 주변 장관을 구경하는 일 빼고는 좋은 게 없었다. 도망칠 시 국가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는 여전히 그의 뇌에 하나의 법칙이자 시스템이었다. 그는 영원히 노예였다. 그저 도망쳤을 뿐이다. 그의 주인은 평생 같은 이였고, 국가의 영원한 부름에 그는 허상으로 답한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달려 간다. 덜 통제 받는 길로. 빛이 난다는 허상이 피어오르는 길로. 그가 가는 곳에 회색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풍부한 붉음과 푸름의 허상일 뿐이다. 그 허상이 만드는 그의 몽환적인 죽음 전 디오라마는 시체의 서커스 같았다. 요란한 부름과 대답 속에 이를 부정하는 그의 표정은 광대의 장난 같았다. 그는 계속 광대가 아닌 정직한 이로 거듭 나려 했다. 그렇기에, 그는 달렸다. 해가 뜨는 쪽으로, 그 해가 지선 말건 상관 없었다. 해가 뜨는 쪽으로, 해가 뜨는 쪽으로, 해가 뜨는 쪽으로, 해가 뜨는 쪽으로, 또 다시 해가 뜰 쪽으로 말이다. 피의 부름 속 그의 유년기를 뿌리 치고, 스톡홀롬 증후군을 뿌리치고, 모든 걸 뿌리쳤다. 그들은 다시금 그에게로 왔다. 그는 계속 부리 치고 다시 받기를 반복했다. 그 안의 자유로 가장한 번뇌가 그가 뿌리치게끔 해주었다.
그는 도주와 도피 사이 진실을 가둔 자유의 노예가 느끼는 삶을 느꼈다. 그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자유로워야 한다는 감정의 노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의 감정은 새파란 슬픔 같았다. 인간의 숙명과 운명으로 만들어 진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는 철조망을 뛰어 넘었다. 병사들이 쫓는 그는 더 이상 전우가 아니었다. 국가가 부르는 전투에서 벗어나 도부하였다. 그들의 말로는, “배반자”였다. 그는 잿빛의 그림자와 더더욱 짙은 잿빛의 그림자로 장식 된 철조망 사이 파란 하늘을 보았다. 하늘의 파랑은 병사들의 검은 총구 위에 있었다. 그는 녹색 잔디를 밟았다. 녹색이 곧 죄책감이 되고, 불안이 되고, 가장 긴 안식이 희생임을 말하는 국가가 되었다. 전체주의라 흔히 불리는 그의 국가에 담긴 시적인 산문들은 전부 그가 밟을 잔디 중 하나였다. 녹색 잔디를 그가 검은 구두로 밟았다. 구두가 그의 발에서 떨어졌다. 그는 구두를 잡을 시간이 없었다. 병가들이 다가온다. 그는 섣불리 철조망을 올랐다. 파란 하늘 위 붉은 태양은 자유와 행복을 자유 분방한 얼굴로 담았다. 마지막 창조를 자유로 정한 듯 보였다. 태양과 하늘이 뒤엉켜 오렌지빛을 내었다. 그 빛은 그를 철조망으로 가게 하였다. 그의 붉은 흠집 가득한 발이 구두라는 보호막에서 벗어나 철조망을 밟았다. 그의 맨살이 차가운 금속의 통제를 느꼈다. 얇고 단단한 철조망은 그의 맨발을 괴롭혔다. 그는 철조망의 기교와 통제와 억압과 분노와 속암수와 애착 관계를 응시했다. 그가 사랑하고 증오했던 애증의 국가는 더 이상 그를 자국의 존재로 인정 못할 터였다. 그의 등 뒤에 있는 총알들은 다음번에 그를 죽일 터였다. 그의 전우라 불린 이들은 사냥개였다. 그를 잡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갈색 털이 듬성듬성 섞인 검은 잡종 사냥개. 그의 맨살은 철조망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얇은 피부가 중력으로 인해 가라앉을 것만 같았다. 그는 위로 뛰어 올랐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높이로 뛰어 올랐다. 철조망 위 그의 발이 하늘을 날았다. 그의 손을 푸른 하늘 아래 녹색 버드나무를 향해 있었다. 그의 정신은 하늘을 향해, 자유를 향해, 꿈을 향해, 민주를 향해, 권리를 향해, 희망을 향해, 그리고 허무를 향해.
자유를 찾는 제 걸린 시간은 미지수였다. 자유는 오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통제 되는 게 걸린 시간은 매우 짧고 짧아 측정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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