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하이틴 Ep. 04 (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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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7 17:55조회 46댓글 0쩰리
"흐아암..."

으아아아아...주말 아침부터 나오자니 너무 귀찮았다.
게다가 어제 학원에 오자마자 자는 바람에 얼굴도 부었다.

옷은 그냥 바로 보이는 반팔 원피스를 걸치고 나왔다.

화장은 그냥 안 하기로 했다.
어차피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으니 상관없겠지.

***

우리 집 근처 카페에 도착하고 둘러보자 임현준이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임현준!!"

내가 부르자 임현준이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봤다.

"어? 이제야 왔네! 나 여기서 한 20분? 기다렸는데...ㅋㅋ"

"야, 이 정도면 빨리 온 거지!
그래서,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말고 빨리 배경 상의나 하자."

"그래. 일단 카페에 왔으니까 음료수는 시켜야지. 뭐 먹을래? 민초 프라페?"

"엉! 나 그 프라페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좋아했잖아ㅋㅋ 아직도 기억하네?
넌 뭐 먹을 꺼야? 복숭아 아이스티지?"

"응~ 너도 기억하네. 신기하다, 그치?"

"그냥 대충 기억하는 거지. 오케이, 다 시켰으면 이제 상의하자."

다시 자리에 앉아서 각 막마다 무슨 배경을 쓸지 상의했다.
임현준이 먼저 시작했다.

"내가 알아보니까, 베니스의 상인은 5막 1장 희곡이더라고. 그럼 대충 배경은 5개 정도 쓸라나?"

"설마...1막당 배경이 하나만 있게? 막에서도 장소가 계속 바뀌잖아. 그래도
겹치는 배경도 있으니까 한...10개 정도면 적당할까?"

"아! 그렇네- 그걸 생각을 못 했구나...! <베니스의 상인>은 당연히 너도 읽었을 꺼 아냐, 그지?"

"줄거리는 나도 대충 알아! 그럼...실제로 베니스 풍경 좀 검색해봐. 배 있는 걸로!"

그렇게 상의하다보니 대충 배경을 정리할 수 있었다. 역시 편한 연출 상대다.

***

배경 정리가 끝나고, 같이 집에 가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대충 9시 10분이었다.

"시간 진짜 알차게 썼다. 그럼 이걸로 된 거지?"

"응! 다음에 동아리 모임 때 각본가 쌤한테 보여주자."

같이 가고 있는데, 길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박준성이었다.
매우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일부러 임현준에게 길을 돌아가자고 했다.

"너 어디 살아?"

"나? 초등학교랑 똑같은 데."

"그럼 나 바로 옆 동이네? 나 아직도 이사 안 했거든."

"잘됐네! 상의할 때마다 보자. 그럼 빠이!"

"그래, 잘 가~"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오니 벌써 9시 20분이었다...

***

주말이 끝나고, 벌써 월요일이었다.

동아리 일정이 바빠서 학원을 거의 다 빠졌다~:)

이번에 임현준과 만나서 각본가 선생님께 보여드렸는데, 선생님께서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셨다. 이제 남은 일은 조명 연출뿐.

그런데 문제는 그게 제일 복잡하다는 거다. 율이는 열심히 의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율아! 잘 돼가고 있어?"

"아니? 좀 망한듯ㅜ 옷이 너무 밋밋한가? 네 생각에는 어때?"

"완전 괜찮은데? 여기다가 레이스만 달면 딱 이쁘겠다."

"아! 그러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고마워!!"

"천만에><"

조명 일이 너무 복잡해서 임현준한테 다 떠넘기고, 난 배경을 맡기로 했다.
비는 시간 동안 배우 쪽에 가 봤는데, 완전 프로 배우처럼 연기를 잘했다.

특히 박준성이랑 윤하 합이 정말 잘 맞았다. 거기다가 둘 다
얼굴 천재여서 진짜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너 그거 알아? 학교 전설~"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율이가 나를 톡 쳤다.

"무슨 전설??"

"원래 우리 학교 연극제에서 남주, 여주 맡은 배우들은 다
나중에 커플 됐대! 우리 둘도 진짜 나중에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

"그런가? 둘이 진짜 잘 어울리긴 하네..."

옆에서 일하던 다를 반 남자애가 말했다.

"ㅇㅈ! 내가 진짜 확신해! 거기에 내 한 달치 용돈을 건다."

"뭘 용돈까지...ㅋㅋ"

학교 연극제 전설을 들으니까 정말 로맨틱했다.
'걔네가 진짜 그렇다면 어떨까?
에이 쓸 때 없는 생각 하지마'

그런데.......왠지 안그랬으면 좋겠다.

그냥. 왠지 그랬다.
그냥... 내 생각이었다.

말과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좀 그러면 좋을 것 같다.
[막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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