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의 한 구식 빌라 303호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같은 층에 거주하던 304호 B씨로, 그는 얼마 전 진술에서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ʹ라 증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심의 거대한 한 전광판 안의 앵커는 그렇게 말을 전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일제히 전광판을 보며 두려움 섞인 반응들을 뿜었고, 나는 서서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뉴스 속 나와 있는 B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나의 사랑스러운 B, 그대의 마지막 모습을 되새기기 위해. B는 지금 어디에서 무슨 질문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은 그의 모습을 쳐다보는 것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듯싶었다.
- 사랑해, B.
12월 겨울의 마지막 날 밤, 나는 전광판을 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머플러는 코 바로 밑까지 올라와 춥지는 않았으나 B의 곁은 어딘가 쌀쌀하고 외로워 보이기만 했다. 얼른 내가 같이 가서, 그 빈자리를 메워줘야 하는데.
- 곧 갈게.
B의 마지막을 눈에 담았으니 전부 됐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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