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숨 쉬지 않는다_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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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7 21:17조회 67댓글 3시원
눈부신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창문 너머로 보인 수면 위에 윤슬이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엉켜 있던 마음을 풀어낸 후에 맞이한 아침은 이상할 만큼 상쾌했다. 힘차게 일으켰던 몸을 다시 침대 위로 던졌다. 지금, 나는 행복으로 가득 찬 것만 같다. 윤도해로서의 삶의 끝자락은 아름답다.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만에 센터 밖으로 나갔다. 나의 바다가 풍겨오는 냄새가 좋았다. 텃밭에는 그리 많지 않은 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이들도 얼마 후에 더 많고 더 싱싱하게 자라겠지. 지금과 같은 세상이 아닐 테니. 생명이 자라기 좋을 거야, 미래의 지구는 말이야.
• ..파란 줄기가 쭉 뻗어나갈 수 있게, 내가 도와줄게. 꼭 건강히 자라렴.

° 윤도해-!
나의 소중한 친구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봤을 때,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손을 흔드는 유안이가 내 눈을 가득 채웠다. 가슴이 아파올 정도로 지금 이 순간은 빛나고 있다. 조금은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이 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앞으로 내가 다시 듣지 못할 소리가 지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이 지금을 내 마음에 가장 넓은 곳에 새긴다.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마주한 여름의 작은 조각은 색이 바래고 흐려져도 선명할 것이다. 가장 짙은 기억과 함께했으니, 바다가 되어도 여름을 기억해 내고 말 것이다.

그 넓은 센터를 돌아다니며 유안이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웃음이 떠도는 대화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문은 어디로 들어간 건지 모두가 우리에게 따스하고 친절한 단어로 인사를 건네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다정한 온기가 싫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우리가 평안하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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