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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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20:43조회 47댓글 2유하을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창문 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차갑게 피부를 스쳤지만,
나는 여전히 침대 위에 누워 뒤척였다.

방 안에는 작은 전등 하나만 켜져 있었고,
그 은은한 빛 속에서 책장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는 무심히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잘 자?”

곧 작은 진동과 함께 답장이 왔다.
“왜 아직 안 자?”

그 짧은 문장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나는 웃으며 발끝으로 조심스레 마루를 밟고 부엌으로 갔다.
찬물 한 컵을 마시고, 창밖으로 펼쳐진 밤하늘을 바라봤다.

잠시 후,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추워서… 너 보러 왔어.”
문 앞에서 너였다.

말없이 문을 열고,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았다.
조금 서툴지만 따뜻한 손길이
하루 종일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였다.

그렇게 우리는 작은 부엌과 거실을 지나
밤의 거리를 함께 걸었다.
길모퉁이마다 가로등 불빛이 흔들렸지만,
우리에겐 그 빛조차 부드럽고 친근했다.

바람이 차가웠던 것만큼,
너의 온기는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그날 밤,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조용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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