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7 13:36•조회 28•댓글 0•nxbxr3
영원회귀.
니체의 공상적인 관념. 그에 의하면, 생生은 원의 형상을 띠면서 영원히 반복되는 것이고, 피안의 생활에 이르는 것도, 환생還生하여 다음 세상에서 새로운 생활로 들어가는 것도 모두 부정하고, 항상 동일한 것이 되풀이된다는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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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각 나는 이번에도 똑같이 놓쳐버린 사랑의 뒷모습을 바라만 본다.
그야, 그 녀석은 소문이 좋지 않은걸—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된 인생이 언제나 끝없이 반복된다.
나서서 한마디 했더니 인성이 어쩌네 말투가 어쩌네 하며 먹잇감 찾은 짐승마냥 나의 뼈와 살까지 물어뜯는다.
피 뚝뚝 흘리며 선혈로 인생의 궤적을 그리고 종착지인 정원에서 쓰러져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이의 반복.
들장미가 싫다면 어디 예쁘게 가꾸어진 정원의 장미나 찾아 관상용으로 쓰면 될 일이다. 가시에 찔리고도 아픔의 기억이 나지 않는지 계속해서 꺾으려고 할수록 나는 더욱 몸을 비틀어 당신들의 손가락에 상처를 내고 피를 맺게 할 뿐이다.
어차피 다음 생에도 당신들은 나를 결국 다시 잠시 떠받들 거고 미워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몇번이고 몸부림친다 해도 같은 결과일 뿐일 일을.
난해하다면, 이것조차 자신들을 향한 말이라 생각된다면. 그때는 정말 잠시 이 가상의 세계를 벗어나 잠시 밖에 나갔다 와도 좋은 시점이 아닐까—라고 언제나 생각하고는 있는데. 꿈꾸듯 영원할 듯 영원하지 않은 청춘을, 나날을, 그 외 많은 것들을 불태우면서 흐드러지는 장미의 색에 눈이 아프다면.
먼저 나부터 어느 무엇에게든 기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럼 혹시 모르지, 언젠가는 다른 생에서 삶에서 만나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