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6 16:40•조회 82•댓글 3•이진
W.이진
" 으.. 머리 아파.. "
펜과 종이를 두고 머리를 감싸고 있는
두명의 직업은 작곡가.
지금은 신인 아이돌의 곡을 쓰고 있는 중이다.
정확히는 가사를 쓰고 있는 아주 기초적인 작업이다.
" 아니 우리가 아름답고 풋풋한 사랑을 어떻게 써!! "
" 내 말이! 그런 감정은 느낀지 오래라구 "
" 성준아 우리 헤어져볼래..? "
" 엥 아아니!! "
" ㅋㅋㅋ.. 근데 진짜 어떡하지 "
" .. 오랜만에 데이트나 할까? "
" 너 그냥 나가고 싶은 거잖아 "
" 웅 ㅋㅋ 맞앙 옷 갈아입고 나와 "
그렇게 등 떠밀려 나온 바깥은 생각보다 기분 좋은 날씨였다.
아름다운 봄날의 햇빛이 비추는 따스한 날, 우린 집 주변 하천을 걸었다. 흩날리는 벚꽃잎이 내 발 앞에 떨어졌을 때, 지난 일이 떠올랐다.
.
예전의 나는 이 하천에서 러닝을 많이 뛰었다.
같은 시간마다 운동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가 같이 뛰고 있었다. 그는 웃을 때 입이 하트 모양이 되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나에게 계속 웃어주었다.
" 저희 이제 한달이나 만났네요! 더 친해지는 건 어때요? 번호 주실 수 있어요? "
" 아.. 네! 당연하죠 "
그렇게 한달이 채 지났을까
난 슬럼프가 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던 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뛰어왔는지 숨이 찬 그가 앞에 서 있었다.
울음을 참고 붉어져 있는 그의 눈엔 그제서야 안심이 보였다.
" 하.. 다행이다.. 무슨 일이에요? 러닝도 며칠 동안 안 나오시고.. 연락도 없고.. "
" ..... "
내 눈에도 물이 차올랐다.
그저 그런 일상을 보낸 것 뿐인데 나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 사람도 있다니. 그는 천천히 나를 안아왔다.
" .. 힘들면 좀 울고 얘기해요. 아니 말 안 해도 돼요..! 그냥 훌훌 털어버리자구요 "
그날 그가 너무 멋져보였다.
따스한 봄날의 햇빛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 나에게 들어왔다.
.
" 옛날 생각난다. 그치? 그 때도 벚꽃이 이렇게 흩날렸는데 "
" .. 내가 말 안 했는데.. 나 사실 러닝 뛰던 너가 너무 아름다워서, 발견한 바로 다음 날부터 일부러 그 시간에 나가서 뛰기 시작했어. 저 여자는 내꺼다! 생각했지. 근데 지금은 바로 여기있네? "
" 작전 성공이네. 계획이랑은 진짜 안 맞는 너인데 "
" 너 덕분이지. 사랑해 "
" .. 나도.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해 "
" 이제 좀 아름다울려나? 글 쓰러 가자! "
" 아니요 한성준군. 아름다움의 최고조는 마카롱 입니다만? "
" 으 제 지갑은 그렇지 않잖아요! "
" ㅋㅋ 농담이야. 그냥 너가, 아니 우리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사랑 아닐까 "
" .. 그래. 이거 가사에 쓰자! "
" 아 못 말린다니까 진짜 "
흩날리는 벚꽃 사이에 봄날의 햇빛 같은 우리가 있다.
앞으로도, 영원히.
벚꽃의 꽃말 : 정신적 사랑, 삶의 아름다움
이정도면.. 연애물 뚝딱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