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미녀에게 찬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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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12:28조회 49댓글 2검은
오만한 미녀는 동료를 싫어합니다.

본인의 붉은 빛 도는 금발을 위로 쓸어 넘기고, 경멸의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다 나를 둘러쌌어. 모두가 날 못 보잖아. 날 보는 이들은 전부 덤불에 가려졌어‘
날카로운 잎사귀들이 미녀를 가렸습니다. 호기심 왕성한 사람들의 눈은 마녀를 볼 수 없게 하였습니다. 미녀의 불꽃 같은 아름다움은 날카롭고 웅성거리는 자연 사이에 가려졌습니다. 자연은 모두가 그저 세상에 융화 되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화려한 독개구리 조차도 뽐내서는 안돼, 가죽을 대충 두른 인간 여인의 웃음조차도 뽐내서는 안돼, 화려한 꽃잎들조차도 뽐내서는 안돼‘ 미녀는 슬픔인지 분노인지 눈물이 벅차오를 때까지 분노의 날카로움을 되새겼습니다. 눈물을 흘리게 될 때면, 주변의 꽃들은 녹을듯이 두려워했습니다.
눈물은 땅 속과 공기 속에 스며들어 주변은 텁텁하고 눅진했습니다. 공기는 내려앉은 슬픔이었습니다. 미녀의 고운 눈두덩이 가진 하양만큼이나 하얀 공기는 어딘가 눅진했습니다.
하지만, 미녀가 다시 정신을 차리면, 미녀는 다시 불타기 시작합니다. 꽃들은 이제 녹는 걸 두려워하며 강렬하고 건조한 공기로 가는 걸 멈추고, 다시 습지로 갔습니다. 황홀한 붉은 빛은 혈흔과 같은 붉은색이라는 게 및기지 않았습니다. 혈흔은 죽음을 머금지만, 미녀는 분노를 머금었습니다. 분노를 머금으며 자신 안의 붉은 황홀함을 되새겼습니다. 이제, 그 분노는 불타기 시작했고, 황홀함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노란 빛을 띤 안의 모습과 붉은 빛을 띈 밖의 모습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빛이 나며 모든 꽃들이, 그 미녀를 대적할 꽃들이 허무해졌습니다. 모두 검어졌습니다. 잿더미처럼 서로에게 깔려 허무함을 되새겼습니다. 그 미녀조차도 다시 허무해졌습니다.
하지만, 미녀는 희망을 품고 죽었을 뿐입니다. 아니, 잤다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미녀는 몸을 웅크리고 허무한 짐을 자며 몸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그 견고함을 세상에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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