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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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00:08조회 67댓글 6Myeon'
𝄞 - blue moon / 엔플라잉

푸른 달빛이 창문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하루의 끝, 해는 이미 멀리 사라졌는데도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네가 창가에 팔을 괴고 나를 바라봤다. 네 아리따운 눈동자 속에서 달빛이 부서졌다.

“이 순간, 영원히 멈출 수는 없을까?” 네 목소리는 파도 끝에 걸린 조각배처럼 가볍게 흔들렸지만, 그 안에 깃든 간절함은 결코 작지 않았다. 서로에게 그 간절함은, 말보다 더 진하고 깊게 전해졌다.

나는 답 대신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답을 하기에는 아직 영원을 깨닫지 못하던 어리석은 나이었다. 네 어깨 위로 얹힌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며, 마치 청빛의 달이 뜬 밤의 숨결이 우리 둘을 한 장의 필름 속에 가두는 듯했다. 서로의 호흡이 얇아지고, 작은 웃음이 스쳐갔다. 달은 눈부신 청빛을 흘려 보냈고, 그 빛이 공기 속에 스며들어 습습한 풀내음과 섞여 묘한 향처럼 감돌았다. 우리는 그 빛 속에서, 서로의 웃음과 숨결이 엉킨 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끝이 보이면?”
내 물음에 네가 잠시 침묵하다가 웃었다.
“끝이 보이더라도... 다시 돌아서면 되지.”

달빛이 가로등 불빛에 섞여 길 위로 길게 흘렀다.
우리는 그 위를 걸었다. 말없이, 그러나 서로의 손끝은 미묘하게 부딪혔다가 스쳤다. 그 사소한 접촉이, 천 개의 고백보다 훨씬 더 선명했다.

“우리,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까?”
그 물음은 바람을 타고 달로 번져갔다. 그 순간, 그제서야 나는 알았다. 아리따운 너의 마음이, 그 마음이 내 안에 남겨질 때, 비로소 영원이 시작된다는 것을. 너를 많이 사랑하며 웃는 이 시간이, 나에게 영원이 될 것을.

계절이 몇 번이고 바뀌어도, 그날의 달빛은 내 안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다. 그 달이 뜬 밤의 공기는, 부서져도 좋을 만큼 눈부신 날씨였다. 그리고 너는, 그 계절의 한가운데서 단 한 번 떠오른 나의 푸르른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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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 - 명일여( 링크가 안 달아져서, 댓글에 달게요 (ᐡ o̴̶̷̥᷄  ̫ o̴̶̷̥᷅ ᐡ) 이유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큐리에서는 노래 추천 받고 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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