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9 21:02•조회 49•댓글 4•Garri
⚠️초반에 일부 잔인한 묘사가 있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내가 전혀 친하지 않은 매서운 말투로 이반에게 말한 것에 대하여 이반은 약간 놀란 듯 하였다. 내가 워낙 고객님에게 예의를 갖추어 말하다가 갑자기 딱딱해졌으니까. 최소한 그의 아버지는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아무의 관심도 받지 않고 죽었다. (이에 관심을 가질 어머니와 아버지의 친척들도 그의 말로는 연을 끊거나 이미 죽었었다)
“그게… 내가 사람을 죽였어. 이건 이해 갔지? 그 사람을 조직에서 죽이라고 한 건 아닌데, 그 사람이 내가 조직 넘버 3가 죽인 시체를 토막낸 뒤, 강가에 버리는 걸 봤거든“, 듣기만 해도 강가의 수분기를 머금은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을 홧김에, 홧김에, 진짜로 홧김에 내가 들고 있던 칼로 죽였어. 어쩔 수 없었어! 내가 그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그 사람은 나를 신고할 테고, 조직까지 드러날 수 있으니까. 나는 순간적인 공포와 걱정에 죽인 거라고! 절대로 계산하지 않았어. 우발적이다고(그가 우발적이다라는 어휘를 알았다니). 아무튼, 죽이는 건 쉬웠고, 뒷처리도 어렵지 않을 것만 같았어. 내가 그래도 경력자잖아, 안 그래?”, 그 경력의 피비린내와 꺾인 효심이 다시 내 뇌에서 진동한다. 어머니가 마시고 아버지가 던진 보드카 병의 파편이 피를 머금은 내 뇌에 꽂혔다. “그래서 내가 죽였지. 그 사람의 목을 잡아서 쵸크로 질식 시켰어. 그 다음이 걱정이 되어서 가슴과 목을 찔렀어. 그런데, 그걸 보고 있는 또다른 사람이 두 명씩이나 있었어. 그 사람 중 한 명이 도망갔어. 내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 지는 똑똑히 기억해. 배꼽까지 오는 긴 금발 머리카락에 반반한 얼굴의 여자였어“, 그런 여자는 러시아에 잔뜩 널려 있다. 내 가족 중에도 있다. 내 약혼녀도 금발에 반반한 얼굴이다. “그리고…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듯 보였어. ‘Кофе & Печь’이 적혀 있는 갈색 단정한 앞치마에 흰 명찰로 이름이 적혀 있었지. 안나라고”, 내 약혼녀다. ‘Кофе & Печь‘은 이 근처에 단 한 곳 밖에 없었고, 안나라는 이름을 가진 금발의 여자 직원은 그곳에 단 한 명 밖에 없었다.
“다른 한 명은요?”, 내가 물어 보았다. 그 한 명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한다. 꼭 알아야 한다. 꼭 알아야 한다. 꼭 알아야 한다. 꼭 알아야 한다. 꼭 알아야 한다. 그 한 명이 지금 이 경찰서에 도착할 지도 모른다. 내 심장이 여느 때보다 더 빨리 뛰고 있다.
”어… 그 사람은 우리 조직의 보스야. 내가 일을 잘 하는 지 염탐하는 듯 하더라“, 이반이 불쾌하고 수치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수치가 몸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보스에게 신뢰 받지 못하는 이반의 감정이 전화기 속에서 최고조를 다하였다. “보스는 늘 나를 의심해. 내가 일을 제대로 못 할거라고. 너도 의심해. 너가 나와 내 조직을 뒤통수 칠 거라고. 내 안목을 의심하다니… 보스는 내가 나이만 먹은 바보인 줄 아나봐”, (보스의 안목에 천사를 보내기 위해 박수를 치려다 멈추며) 나는 고객인 이반의 말에 공감을 해야 겠다 싶어, 괜찮은 위로들을 고민하였다. 하지만, 조직 폭력배에게 따뜻한 위로는 의미 없어 보여, 아첨이나 떨기로 하였다.
“네, 보스가 당신의 탁월하고 특출 난 능력을 못 알아 보는 군요(거짓이다). 참으로 안타깝네요(다행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만). 아무튼, 보스는 이번 일로 당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깔끔하게 처리할 테니, 당신은 보스의 눈에 들어올 법한 일들을 하십시오. 뭐, 복잡하거나 힘든 임무를 한다든지“, 내가 마지막에 이반의 분노를 산 듯 하였지만, 나도 거짓만 말할 수는 없었다. 나는 이반의 행동에 아니꼬워 하는 감정을 차마 멈출 수 없었다. 저런 짓을 해 놓고서 뻔뻔하게 굴 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짓은 경찰한테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잡아달라는 표식과 다름 없다. 나는 내 몸에 묻은 모든 피가 이번을 덮었음 한다.
“그래? 뭐, 알겠어. 그래서, 뒷처리 가능한가?”, 이반이 말했다. 나는 먼저 돈을 보고 싶었다.
“혹시 이번에 주실 돈은…“, 설마 제대로 된 돈도 생각하지 않고 내게 이렇게 매달려 있겠나? 최소한 평소의 2배는 넘게 주어야 할 것이다. 내가 돈이 혹하여 그의 뒷처리를 하는 것이지, 새의 자유로운 비상에 혹하여 그의 뒷처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서장인 내가 경찰서를 움직이기 위한 원동력은 돈 하나면 족했다. 경찰서장으로서 형사들을 움직이고 줘락 펴락할 비용은 돈이면 족했다. 돈, 돈, 돈, 돈, 돈. 돈을 위하여 움직이는 사회에서 돈을 제대로 준비했겠지?
”내가 준비한 금액은 2,000,000루블이야. 모자라다면 더 줄 수 있고“, 그가 내가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듯 말하였다. 내가 그에게 돈벌레로 보였고, 그는 이를 알고 나를 평생 쪼아 먹기 위하여 돈을 준비했다는 자신감이 말투에서 비추어 졌다. 나를 움직이는 것이 돈이기는 하지. 나는 돈이라는 단어에 양심을 팔기는 하였지. “어떤가? 자네가 좋아하는 게 돈 아닌가, 돈? 안톤?”, 그는 내가 그의 함정과 유혹에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면 나를 안톤이라 불렀다. 나를 안톤이라 불렀던 이들은 이반과 내 아버지 뿐이었다. “이 돈이면 자네가 좋아하는 롤렉스를 여러개 살 수 있어“, 이반이 내가 시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을까? ”저… 조금 더 받겠습니다“, 내가 말하자 전화기 속 이반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면서 이반의 인내심이 살짝 줄어드는 듯 하였다. “2,000,000루블에서 한 3,000,000루블로 받겠습니다”, 내가 말을 이어서 하자, 이반은 약간은 화가 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최근에 사채업자 짓하면서 돈 많이 벌었으니까 3,000,000루블로 가자고”, 이반은 이제 내가 용건을 다 말한 듯하여 기분 좋아진 말투로 말하였다. ”그럼, 그 여자한테 오는 신고 묵살해 주고, 조사를 제대로 하지 말아줬으면 해. 조사를 그냥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해. 아니, 겉을 핥지도 마. 그냥 조사하기 복잡하다고 말하고 대강 사건 관련 자료를 살펴 보기만 하고 끝내. 그 다음, 내가 아니라 다른 이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거나, 그 여자가 이상한 거라고 치고 넘어가“ 이반의 부탁은 늘 깔끔하여서 좋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전혀 깔끔하지 않았다. 이반, 이반, 이반, 목격자인 내 약혼녀가 있는 사건들을 말한 적 없었잖아.목격자가 그렇다고 쳐도, 내 약혼녀는 안 되. 내 약혼녀의 이야기를 묵살하고 무시하고 정신병자가 본 재미난 극장 속 환상으로 보는 일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반에게 말하고 싶다. 약혼녀가 정신병자인데, 사귀는 경찰서장이 어디 있냐고. 그러면, 정상인의 신고를 무시한다? 복잡하다. 약혼녀라는 이상한 정보 탓에 불편해 져버렸다. 약혼녀이기에,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거나(이 둘은 괜찮을 수 있다), 정신병자 혹은 진범으로 몰고 가는 일이 어려워 졌다. 내가 제일 많이 쓰는 방법인 증거가 있는 지 물어보고, 정확한 증거가 없으면 역으로 무고죄로 몰고 가서 상대를 빠르게 감옥에 넣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증거 없다고 그대로 쫓아내면 상대가 증거를 찾고 돌아올 수 있기에, 빠르게 무고죄로 몰고 가야 한다. 상대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 복잡한 법적인 용어들을 쓰면 상대는 반론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변호사나 검사인 경우에는, 오히려 서민적이거나 그 사건과 관련 된 학문(건물에 손상을 입힌 경우 건축, 사람을 죽이거나 해한 경우 의학, 물건을 훔친 경우 그 물건과 관련 된 학문들)의 전문적인 용어들을 써서 상대를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내 약혼녀는 의사를 오라버니로 두었다. 예전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유식한 인물이기에 내가 무엇을 말하든 반론할 수 있을 테다. 내가 아무리 복잡하고 난해한 의학 용어들을 사용하여도, 그 오라버니 자식은 전부 논리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아무튼, 나는 지금 기분이 불쾌했다. 이반이 내 전화를 끊지는 않았으나, 이반은 끊겠다고 말하기 직전이었고, 내가 말할 수 있는 수락은 여전히 내 상대를 맴돌았다. 이번이 이제 끊겠다는 말을 목에서 거의 끄집어 내고 있다. 아직, 아직, 아직, 아직. 제발 그만, 아직. 끊겠다고 하지 마. 그냥 더 질문할 게 있냐고 물어봐. 내가 질문할 게 많다고 말할 게. 그러면 내 질문을 물어봐. 내가 답할 테니, 그러면 네가 답해. 질문이 많아서 네 뇌와 성대와 혀와 입술이 많이 움직일 테니 에너지나 보충해 둬. 특히 네 뇌가 고생할 거야. 네 콩알보다도 작은 뇌에서 요구하는 포도당이 많을 거야. 이반이 끊겠다고 말할 것 같을 때, 내가 혹여나 하는 마음에 이런 질문을 하였다. 내가 이상하게 웅얼거리는 듯 하였지만, 귀가 예리한 이반이 알아듣기는 충분하였다.
“호 혹시(혹시) 다르른(다른) 이들에게도 뇌울, 아이(아니) 뇌물을 주셔셨습니까?”, 이반은 예상 밖의 질문이라는 듯 전화기 너머 나를 목소리로 노려 보았다. 무언가를 웅얼거리면서 짜증을 내는 듯 하더니, 귀찮음과 왜 필요하냐는 듯한 목소리로 건성건성 말했다. “뭐, 검사랑 검찰 몇 명, 부장 판사, 법의학자 몇 명, 다른 경찰들 사무직이랑 형사 몇 명, 그 정도? 더 궁금하면 나중에 물어봐. 아무튼 할 거지? 돈은 평소처럼 준다“, 이반이 내 수락을 듣기도 전에 바로 끊어버렸다. 이반이 예상보다 많은 이들을 끌어들인 듯 하였지만, 나는 나쁠 거 없었다. 그저, 그들 중 배신자가 있지만 않으면 된다. 배신자는 모두를 지옥의 사슬로 엮어 구덩이로 떨어뜨리는 놈이니까.
이반이 전화기를 끊자, 다른 이가 전화를 해왔다. 안나의 전화번호였지만, 이름은 류드밀라로 저장 되어 있었다. 안나는 나와 처음 데이트를 할 때, 정직하고(안나는 정말로 나에 대해 모른다) 성실한 내 모습을 보고 안나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스스로를 류드밀라라고 속였다. 그래서, 나는 최근까지도 안나를 류드밀라로 알고 있었다. 아직 류드밀라로 저장 된 전화번호 이름을 고치지를 못하였다. 어쨌거나, 안나의 전화는 받아야 했다. 안나가 경찰서장인 내게 사적인 대화에서 무슨 소리를 할 지 내가 알아야지 이반을 돕는 데 도움이 될 테다. 나는 안나의 전화를 받았다. “안나? 무슨 일이야? 결혼 준비는 거의 다 되어가서 결혼 관련 되어서는 할 이야기가 없을텐데…“, 나는 늘 시작의 단추를 이상하게 꾀맨다. 왜 한참 뒤에 있을 결혼을 말하는 지. 하지만, 안나의 목소리는 낮게 떨렸고, 결혼 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부패한 공무원과의 결혼이기야 하지만)보다는 심각한 이야기를 할 것만 같았다.
“안톤… 나 파혼해야 할 것 같아,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