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요, 전 그저 그대가 아름답게 빛나길 원했던게 아니었을까요? 그대는 원하지 않을지 몰라도.
제 자신은 빛나지 못했거든요. 인생의 절반이라는 시간이 다다랐지만, 전 아직 깜깜한 암흑의 세상에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대에게 제 원을, 한을 주었는지도 몰라요. 그대는 나와 다른 삶을 살길 원하며.
전 그저 그대를 믿었어요.
믿었다라는 간단한 한마디가 그대를 얼마나 천천히 썩혀가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대는 제가 모르는 사이에 구정물 낀 변사체 같이 점점 썩어가고 있었어요.
이제 와서 제가 그대에게 미안하다고 한들 어찌할까요.
그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는데요.
초점과 의지 따윈 없이 흐릿한 눈동자를 바라보면, 그대가 참으로 안쓰럽네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미안하다는 말은 이미 늦었지만 그대에게 미안합니다.
어쩌면 그대는 저와 달랐을 수도 있어요.
빛나는 사람이 아닌, 그저 그런 사람.
그게 그대가 원하는 것 이었나요?
좋아요.
굳이 빛나지 않아도 충분히 좋아요. 저희 서로 웃음이라는 가식의 가면을 쓰지 말아요. 서로의 본모습을 사랑해주는 것 어때요.
그대는 그저 그대라는 존재로 남아있어주세요.
아, 남아있지 않아도 좋아요. 영원하지 않아도 좋고 멀리 훌훌 떠나 다신 돌아오지 않아도 좋아요.
그러니 굳이 빛나려고 진을 빼지 맙시다.
그저 굴러가는데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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