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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URZ8…은하는 저 하늘만큼이나 넓어보였다. 수없이 별을 따라 놓여진 그 은하는 한없이 아름다워보였고, 내 마음을 뒤흔들고 있었다. 마치 그 은하는 너라는 존재와 같아 보이기도 하였고.
나는 저 은하만큼이나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에 걸맞게 우리의 마음을 따라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애정은 같았지만서도 너를 더 바란다는 것에는 부정하지 않았으니. 진실이라 믿었을까.
어느샌가부터 느끼게 있었다. 너의 초롱초롱 빛을 내던 눈동자에는 은하도, 우리의 마음도. 그 끝에 나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 은하는 넓었고, 우리의 마음도 한없이 넓을 줄만 알았다. 그게 내 착각이었다는 것은 내 착각이 되었다가, 불안이 되고. 그 끝에서는 동정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왜일까.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못했다. 네게 물을 용기가, 자신이 없었다. 그것이 결국 나를 향한 화살이 되어, 그 화살촉은 내 마음을 더 깊숙이 찔렀다. 그 고통은 영원한 마음의 잔재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겨우 용기내어 물었을 내 질문에 네 대답은 참으로 무심했다.
- 그래, 여기에서 끝내자.
무너지는 심장의 소리가, 더 이상 고동치지 않을 만큼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순간이었다. 흔들리던 동공, 그 끝에는 네가 있었지만 나를 바라보던 너는 없었다. 이것조차도 무의미 하다는 듯 긁적거리며 먼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던 네가 원망스럽다가도 다시 한번 나를 원망했다. 떠나가는 너를 붙잡을 수 없었고, 그렇게 너와 나는 끝이 나버렸다. 참 가볍고 어이가 없게도.
너의 다정은 잠시나마 달았고 아름다웠다. 바람에 흔들리던 언덕보다도, 구름 위 저 하늘보다도. 높고 여전히 남아있을 것만 같던 네가 더 이상 내 옆에 없었으니. 빈자리가 허망하고 공허했다.
- 결국 이렇게 되었으려나.
나는 잠시 너를 생각했다. 무심코 툭툭 내뱉는 것 같았던 그 말버릇이, 꼭 한번씩은 내게서 등을 돌려 다른 이를 맞이할 때의 네가. 어쩌면 이 이별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결말을 맞은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떠나갔다. 이런 이별을 맞이하고, 우리의 결말에 점을 찍어 끝을 맺었으니. 그 후로 느끼게 된 다른 시간 속에도 여전한 것은 저 은하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저 넓은 은하는 여전히 별을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