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생의 나에게 빙의해보았다 //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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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5 22:10조회 18댓글 1솔쵸얀 × 뽀니렛
다음생의 나에게 빙의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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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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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내 약혼자 '셰르하 레블츠'와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왜 죽은거지?
.
.
"괜찮으신지요?"
낯선 목소리에 눈을 뜨자 나는 못 보던 방 안에 있었다.
"너 누군데"
내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 작은 벌레 한 마리가..
"^^ 전 벌레가 아니라 빙의요정 여백이에요! 본명은 강여백이구, 그쪽 나라 이름으로 따지자면-"
그 벌레, 아니 빙의요정은 내 마음을 읽은 듯 했다.
쪼끄만 게 겁나 시끄러웠다;
"됐고, 여긴 어디야?"
나는 여백인가 뭐시기의 말을 끊고 빠르게 말했다. 근데 '빙의요정'이라니..? 세상에 '빙의' 라는 걸 할 수 있긴 한가?
"여긴 빙의계이자.. 뭐 천국? 아리아님께서는 죽으셨잖아요-"
그 쪼만한 애의 말을 듣고 좀.. 이건 꿈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님 내가 평소에 빙의물 같은 논픽션을 너무 많이 봐서 이건 그냥 내 상상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발 그 둘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내가 죽었다니? 나는 아직 19년 밖에 살지 못했고 사랑하는 셰르하와 결혼해야 하는데..?
"지금 엄-청 아쉬워하는거 알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빙의 해보실래요? 다음 생의 당신한테요. 뭐 당신 다음 생은 이미 태어났죠. 그게 누군지 짐작이 가나요?"
여백이 내 어깨에 살며시 앉으며 조곤조곤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실 짐작이 가긴 했다. 알고 싶지 않을 뿐-
"당신의 여동생, 루비아 레이첼과 당신의 약혼자 셰르하 레플츠의 딸이요- 야, 이거 막장인데요?"
.. 나는 사실 놀라지 않았다. 내 예상 적중이었다. 내 동생 루비아는 셰르하와 연애하는 나를 질투하고 내 약혼자인 셰르하를 탐냈다. 셰르하는 총명하고 잘생긴 외모와 따뜻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다른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 뭐 그랬다 치고, 난 왜 죽은건데?"
내가 물었다. 설마 그 남자때문에 루비아가 날 죽였겠어?
"어머,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루비아 레이첼이 당신이 마시던 녹차에 독을 탔더라구요? 당신도 의심했었잖아요. 당신을 항상 구박하던 여동생이 자신에게 녹차를 스스로 타주다니- 말이 안 돼잖아요? 뭐, 당신은 워낙 동생을 믿던 사람이라 안 믿을수도 있겠지만. 믿거나 말거나 당신 선택이죠."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 여동생이..? 내 녹차에 독을 탄 거였다고? 믿을 수 없었지만, 내 동생이 그럴 만도 했다. 나를 죽여야만 셰르하가 자신과 결혼 할 수 있으니까.
"아니 시간 다 지나가고 있잖아요, 일단 그만 물어보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그래서 전 당신이 너무 아까워서, 기회를 줄 거랍니다. 루비아와 셰르하의 딸의 몸에 빙의해서, 진실을 밝혀내고 당신의 삶을 해피엔딩으로 끝맺는거죠! 그래서 기억은 그대로랍니다. 어떤가요? 조건은 그냥 리츠아 레블츠의 삶을 해피엔딩으로 끝맺는 것! 그것이면 됐어요. 그게 안된다면- 당신은 영원히, 저 같은 빙의요정으로 살게 된답니다."
.. 리츠아 레블츠? 딸의 이름인가 보군- 이름 하나 겁나 구리네. 복수심이 차올랐다. 내가 믿고 있던 동생이였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당연히 해야할 거 같은데? ㅎ 실패 안 할 자신감이 많거든- 아, 근데 넌 도대체 누구길래 날 도와주는거야..? 아무리 내가 안쓰러워도-.. 야 이씨 뭐야 내 말 안 끝났거ㄷ-"
"안녕~~~"
.. 그놈의 빙의요정. 해맑게 웃는 꼴을 보기 싫었다;
나는 잠깐동안 정신을 잃었었다. 정신이 들고. 시끄러운 사람들의 대화소리와 와인잔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떴다.
"으아앙! 으앙!!"
눈을 뜨자 여동생도 아닌 놈인 루비아가 보이자, 화가 끓어 욕을 퍼부으려는데 시끄러운 울음소리가 먼저 나왔다. 내가 울자, 주변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나의 사랑스러운 딸 리츠아- 나를 닮아 아름답구나."
아름답긴 개뿔. - 욕을 하려고 해도 으앙거리는 시끄러운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아기들은 진짜 답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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