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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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7 22:10조회 19댓글 0백류은
📞 전화를 받지않아 삐소리후.....

"학생 괜찮아요? 정신 차려봐요"
" 뭔일 났어?"
"학생이 차에 치였다더라"

아- 어디서부터 엉킨걸까

너와 연애를 시작했을때부터?

너만을 믿기 시작했을때부터?

너와 만났을때부터?

애초에 우린 만나선 안됐다.




나는 평범한 학생이 아니였다.

친구란 없었고 언제 어디서든 공부만 하는 학생이
나였다.

부모님은 내가 서울대에 가길 원하셨고
난 그걸 따라야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은 잘 웃는분들이 아니셨다.

그런 부모님이 웃을때는 내가 시험을 잘 봤을때뿐.

부모님의 웃는얼굴을 보기위해 난 미친듯이 노력했다.

지금 보면 난 부모님의 인형이였다.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그걸 알고 버려지지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이 틀렸던걸까.

그렇게 평범한듯 평범하지않는 하루들이 흘렀다.

너를 만난것도 지극히 평범한 어느날이였다.

"안녕 너가 그 전교1등이지?"

노란머리,피어싱,군데군데 난 상처
너에 대한 내 첫인상은

양아치였다.

'적당히 상대해주자..'

"아 응 맞아"

"그래~나 전화번호 좀."

"..? 그건 왜?"

"왜긴 연락하려고."

"뭐..알겠어. 010-1234-1234"

"연락할게~"

어른들은 일찍 자라고한다.

하지만 그 말은 듣는 학생들은 1000명 중 1명.

나는 그 999명중 1명이였다.

띠링-

김도윤_야야 전교일등 뭐하냐?

김하윤_공부.

김도윤_그래? 내일 시간 괜찮냐?

김하윤_내일 학원가긴하는데... 그건 왜

김도윤_놀자

김하윤_내가 왜?

김도윤_와 너무해. 원래 공부만 하면 머리가 잘 안돌아가~
하루만 놀자.

김하윤_알겠어

김도윤_ㅇㅋㅇㅋ 내일 학교 앞으로 12시까지 만나자

김하윤_응

내가 왜 논다고 했을까.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로 나에게 같이 놀자는 친구가 없어
조금 아주 조금 기대된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누군가의 같이 놀자라는 말 한마디가 듣고싶었던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날,그때 만나지않았다면 뭔가 바뀌지 않았을까.

"아 집중 안돼.."

덜컥-

"김하윤. 일찍 자거라."

"네,어머니."

그래 공부는 내일 이어서 하자.

띠링-

김하윤_어디

김도윤_아 미안미안 5분정도 늦을듯

김하윤_ㅇ

"아 늦어서 미안해"

"괜찮아"

"카페 갈래? 나 조용한 카페 아는데."

"그래"

덜컥-

여기는..자주 오는곳이다.

조용한데 노래도 안 틀어서 공부에 집중하기 딱 좋다.

"여기 알아?"

"응, 여기서 공부 자주해"

"으음 그렇구나"

"근데 여기서 뭐하게?"

"아 저기 보드게임 갖고 놀자고."

"그래"

보드게임이 있는줄은..

늘 책과 책상만 봐서 몰랐는데 여기 꽤 감성있는곳 이였다.

.
.
.
보드게임을 하니 시간이 빨리 갔던것 같다.

"아, 나 이제 학원가야해."

"그래? 그럼 슬슬 일어나자"

후두둑후두둑

"어? 비 소식은 없었는데.."

"그러게"

"어쩔수 없지, 뛰어!"

"뭐? 야..야!!"

비속을 뛰어다닌건 그때가 처음이였다.

사람들이 우릴 이상하게 봤지만 김도윤은 오히려
즐겁다는듯이 , 더 활짝 웃었다.

이상했다.

심장은 항상 뛰는데.

그 웃음을 봤을때 정말 심장이 뛰는것을 느꼈다.

"야 김도윤..저기 정자있다. 저기서 비 좀 피하자"

"응ㅋㅋ"

비를 맞는건 오답.
우산을 쓰는건 정답.

평생을 이렇게 알고 살았는데...

김도윤이 나타나 채점에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틀린건 없었다.
모든게 정답이였다.



그날 난 감기에 걸려 처음으로 학원을 빠졌다.
김도윤과 함께하는 처음이 많다.

그 이후로 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잠을 줄여가며 새벽에 통화했고
어느날은 영상통화를 하며 같이 공부하였다.

행동은 딱히 중요하지않았다.
'같이'라는게 더욱 중요했다.

📞"난 우리가 이렇게 친해질줄 몰랐어"

📞"나도 ㅋㅋ 난 처음에 너가 일찐 같은거인줄 알았어"

📞"..........."

갑작스러운 정적이 이어져 많이 당황했었다.
혹시 도윤이 기분 나빴을까봐 불안해졌다.

📞 "저기...도윤아..?"

📞"응? 아 미안 물 한잔 마시고 왔어"

📞"아 그런거였구나"

📞"......응 ㅋㅋ "

📞"나 너가 기분 나빠진줄 알았어"

📞"아 아니야, 저기 나 몸이 안좋아져서 이제 자야겠다"

📞"아 응 알겠어,잘자"

📞"응,내일 다시 전화하자"

.
.
.
.
숨기려는것 같았지만 나는 알아챘다.

텐션이 낮아진 도윤의 목소리를.

"뭐..별일 아니겠지~..."

불안하지만 나는 몸이 안좋다는 그를 믿었다.
아니, 정확히는 믿고싶었다.

다음날,우린 학교 옥상에 가서 놀았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다가
잠깐..아주 잠깐 잠들었는데..

"좋.."

어? 뭐라고 하는거지

"좋아.."

조금만 더 크게 ..

"좋아해"

....뭐?
감겨있던 눈이 번쩍 떠질수밖에 없는.
폭탄 같은 발언이였다.

"뭐라고..했어?"

"어어어어??"

반응을 보니.. 자는줄 알았나보다.

"아니,그 하.. 혹시 들었어..?"

"응"

도윤의 얼굴이 빨개졌다.


건들면 터져버릴듯이.

근데..그때 내 얼굴은 어땠지?
나도 곧 터질 토마토같은 얼굴이였나.
어쩌면 더 심했을지도 모른다.

"그게..하..너가 들은게 맞아."

"뭐?"

"이렇게 빨리 말하고싶지 않았는데..나 너 좋아하는데
우리..만나볼래?"

"..좋아"

"아아"

"? 왜그래..?"

"심장이 터질것같아.."

"..나도"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뜨겁고 갑작스러운 연애와 함께 개학이 다가왔다.

.
.
.
.
뭔가 이상하다.
김도윤이 연락이 안된다.

분명 연락 잘 봤었는데..

걱정이 되어 도윤의 집 앞에 찾아갔다.

찾아가지 말았어야했다.

그냥.. 원래의 나처럼 가만히..
가만히 있었다면 우리의 엔딩은 해피엔딩이지 않았을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상하다.

왜 나에게 용기를 주었을까.
왜 나에게 너의 목소리를 알아보게 하였을까.

신이 있다면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싶다.

왜 나는.
어째서 우린.

이렇게 되어야했을까.

"아니•••••그래서••"

홀린듯 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곳으로 발을 움직였다.

"아, 그 전교일등? 그턍 한번 가지고 놀려고했지~"

.
.
.
.
쿵.

뛰고있던 심장이 멈춘 기분이였다.

아니,그냥 말처럼 멈췄으면 더 좋았을것이다.

미친듯이 달렸다.
또 뛰었다.
무작정 뛰었다.

목적지는 없다.
그냥 내 발이 이끄는곳으로 달렸다.

"어? 야야 누구 우리 이야기 들었나봐"

"뭐? 그럴리가~"

".....하 "

"뭐..뭐야 야!! 너 어디가!!"

"쟤 뭔일 났냐?"

"와 핸드폰까지 두고 뛰네"

"아 야 얘 문자 보고 뛴거네"

"오? 뭔 내용이길래 우리 김도윤이 뛸까나~
한번 봐볼까~"

'김하윤_걱정되서 너한테 갔었는데 괜한 걱정이였네.'

"...? 설마 얘 여친이 우리 대화 들은거임..?"

"..미친"

숨이 막혔다.

뛰고싶은데 몸이 도와주질않는다.

...난 김도윤을 만나 부모님의 인형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난 그저 주인이 바뀐거뿐이였다.

띠링-
-초록불 입니다. 좌우를 살펴 건너세요-

한걸음
한걸음
앞을 향한다.

띠링
-10초 남았습니다. 서둘러 건너세요-

이걸 앞을 향한다고 말할수있을까.

난..낭떨어지를 향해 걷고있다.

누군가에겐 그저 집 앞 횡단보도이지만

나에게 이곳은 낭떨어지다.

아 이럴때 하필 보고싶은게 김도윤이다.

목소리라도 들어볼까.

📞전화를 받지않아 삐소리후•••

왜 전화를 받을거라고 생각했을까.

마지막까지 너를 믿고싶은 내가


믿다.

띠링
-빨간불입니다. 건너지마세요.-

끼익

"학생! 피해요!"



쾅.


이렇게 끝인가보다.

"학생 괜찮아요?"
"119입니다. 정신이 드세요?"

...이 인생에 미련이라면..


김도윤이 보고싶다.
그 미소가.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보고싶다.

트럭을 피하려면 피할수있었다.

하지만



내가 살아서 뭐 할까.

내 죽음을 과연 누가 슬퍼할까.


다들 해피엔딩일거라고 예상했던것과 달리


내 이야기는 배드엔딩이다.


엉킨실을 푸는것보다
엉킨실을 짜르는게 훨씬 빠르고 편하다.

나는 내 실을 짜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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