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어,
라는 유치한 말을 했었지
내가 건넨 그 꽃은 네가 좋아했던 거베라였어
넌 거베라를 꽃말 때문에 좋아했었지
순결, 그건 너와 잘 어울리는 말이었어
넌 너무 깨끗해서
나 같은 더러운 사람이 너와 친해져도 될까라는 두려움만 가득했어
너는 하얀 거베라를 가장 좋아했지
그날은 비가 왔었고
난 너에게 비에 젖어 축축해진 거베라를 건네었지
넌 미소를 지었고
내게 말했어
" 거절할게. 하지만 해가 창창한 날의 골목에서 다시 고백해 줄래? "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심장이 뛰었어—
라는 유치한 구절이 참 잘 들어맞았달까
그래, 마지막으로 뻔한 클리셰를 보여줄게
난 다시 해가 창창한 날씨의 골목에서 고백을 했고,
넌 내 고백을 받아주었어.
내 심장은 뛰고 너와 나의 얼굴은 붉어졌지
이다음의 이야기는 없다고 해둘게
정말로 없을진 몰라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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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말
https://curious.quizby.me/wL8P…서신함 이니까 많이 들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