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여,묵리,고보 徒餘 默離 孤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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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3 00:43조회 23댓글 0@ixayn.l
언제나 먼저 손을 내미는 건 나였다.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매번 한 걸음 먼저 다가갔고,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늘 차가운 침묵뿐이었다.내가 다가가도 너희들은 결코 나에게 오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처럼,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 흔한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내 곁을 떠나갔다. 텅 빈 방안에 홀로 남겨질 때마다 가슴을 파고드는 배신감에 차라리 너희들을 원망하고 미워하려 애썼다. 짓밟힌 마음을 분노로 덮어버리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으니까.하지만 내팽개쳐진 진심을 안고 바닥에 주저앉아서야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다시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떠나간 너희들을 미워하는 것보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다시 누군가를 믿어보려는 내 안의 마지막 불씨를 지키는 게 훨씬 더 뼈아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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