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9 21:48•조회 19•댓글 0•두완득
내가 희영이의 뺨을 갈겼던 그 순간부터 희영이는 울지 않았다. 일요일마다 늘 가던 교회에도 가지 않았다. 감정을 잃은 우울증 환자처럼, 그렇게 살아갈 뿐.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다만 우리는 서로를 사랑할 수 없다는 신의 과제 아래에서 심판받고 있으니, 잠시 사랑을 그만두자고 협의한 것이었다. 희영이는 열을 내며,
— 감정이 끊는다고 끊어져? 언니 제정신이야?
감정은 왜 무(無)형의 형태일까. 가위로 싹둑 자를 수 있었다면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었을 텐데.
우리의 뺨은 사이좋게 부풀었고 금세 빨개졌다. 희영이는 뜨거운 눈사울을 보이며 날 평생 저주하겠다 악담을 퍼부었지만 가소로운 농담인 걸 아는 난 그저 희영이를 꽉 안아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