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세요?

아 안 보이시나 보다

어떻게 제가 머리통을 가벼운 손짓으로 딴 후, 형체만 띈 새하얀 눈알을 뽑아 닦아드려야 할까요?
아님 뭐 이상한 시선으로 보고 있으신 그 자만한 눈 각막을 천천히 벗겨내 새로 덮어드릴까요?

- 그래도 안 보여요?

그거 그냥 그쪽이 보려는 생각이 없는거 아녀요?
그 하찮은 길죽한 막대 하나만 까딱해도 되는데?
아니면 이 천박한 것을 볼 마음따윈 태초에 없었죠?

- 대답이 없네요?

그러면 얇은 뾰족함을 꺼내 눈알을 천천히 파서 형체가 없는 역한 덩어리로 만들어도 되죠?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와 그 잔해를 다시 눈알 빈 공간에 쑤셔 넣은 후 신경막을 끊어도 된다는 거죠?

- 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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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만을 믿는 자만심
한결 큐리어스 https://curious.quizby.me/Sv6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