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빛은 사디즘으로 고정 되어 있지{초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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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4 14:11조회 43댓글 2검은
“사디즘“
: ”상대에게 신체적으로 학대를 주거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어 쾌감을 느끼는 정신적 질병”
그렇다. 그는 스스로를 표현할 단어를 찾고 있었고, 아주 완벽한 단어를 찾았다.
“사디즘, 사디즘, 사디즘“
그가 그의 서늘한 목소리로 고요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좁은 방에 울려 퍼졌지만, 카랑카랑하거나 쩌렁쩌렁하지 않아 들을만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얼추 느낌이 왔다. 남의 고통이 너무나도 즐거웠고, 그걸 참기가 힘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는 옆에 있는 작은 곤봉을 보며 그 날 그가 느꼈었던 최고의 쾌감을 느꼈다. 저 웃음, 내가 친히 본 적이 있다.
그는 그 일을 회상하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이상하게 웃었다. 인간이 저렇게 웃을 수 있나! 그는 궁금해졌다. 내 생각이지만, 어쩌면 그는 인간이 아닌 어떠한 다른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에게서 인간성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는 볼 수 없었다.
‘뭐, 인간이 착하냐? 인간성은 뭐냐. 어차피 다 악마고 악인인데. 내 인생에서 좋은 사람 찾은 적 없다”
그가 스스로를 정당화 시켰다. 그가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인간의 날것을 보여주며 스스로를 정당화 시켰다. 인간의 날것. 악하고, 추악하고, 열등감에 미쳐 있지만 본질은 닮고자 하는 것이고, 자신을 무시하는 이들을 증오하고, 나와 다르면 죽이려 들고, 마음에 안 들면 죽이려 들고, 끔찍했다. 그 날것이. 그 점잖은 정장을 벗은 짐승의 모습이.
하지만, 나는 그가 전부가 아니라고 믿기로 했다. 그의 그 말을 믿는 순간 내가 그에게 복종하고 순응하겠다는 뜻, 아닌가? 그는 복종을 바라고, 순응을 바라고, 자신이 누군가를 괴롭힐 때 그들이 얌전해 지길 바라지만, 그럴 생각이 없는 이들도 있다. 나처럼 말이다. 그런 이들은 그에 대한 반항심을 품고 선을 기다린다. 하염 없이 기다린다. 몸이 깎이듯이 말라져도, 피부에 새겨진 그림이었음 하는 붉고 푸르고 어두운 멍들이 늘어나도, 그의 웃음이 격렬해 져도, 죽음이 등 뒤에서 노래를 불러도, 선을 기다렸다. 난 그걸 바꿀 생각이 없다. 언젠가 법이 그의 목에 걸린 죽음처럼 그의 폭주를 막을 것이다.
그는 이제 저녁을 먹으러 주방으로 갔다. 주방과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는 내가 들을 수 있는 건 암전 뿐이었다. 볼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이 틈새에서 볼 수 있는 건 그의 방 일부분이었다. 그는 매우 빠르게 식사를 마쳤다. 그가 음식을 적게 먹는 건 아니었지만, 그의 음식을 빠르게 먹는 속도는 인정해 줘야 한다. 그는 탐욕이라는 질병에 걸린 생쥐처럼 입에 음식을 우겨 넣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아마 10000년 전에 한 일이다. 아니, 1초 전이었나? 머리가 엉망이 될 때가 있었다.
그는 이제 다시 곤봉을 들고서 나와 그들을 찾으려고 한다. 그 차가운 곤봉을 들고서, 나와 그들을 패고 짐승으로 다루려고 한다. 난 피하고 싶었다. 아니, 피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피해야 한다. 피해야 한다. 피해야 한다. 피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
“자, 자, 자, 다들 가만히 있었지?”
서늘함이었다. 등이 차가워 지는 몸에 새겨진 그림 같은 화려한 멍들마저도 차가워 지는 서늘함이었다.
난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형광등에 의해 드리워진 그림자가 점점 더 가까워 진다. 또각 또각 걸어가는 남자 구두의 소리가 커진다. 숨이 더 거칠어진다. 고통이 가까워 진다.
“켁, 켁, 켁!”
그때였다. 고통이 오던 때였다. 고통이 내 목을 조르던 때였다. 그의 난대 없는 기침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묶인 신새여서 함부로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그림자를 통해 실루엣이 얼추 보였다. 무언가가 목에 걸려 고통스러워 했다.
“으으으으……..”
그의 목소리가 더욱 더 낮아 졌다. 그는 분명히 목에 뭔가가 걸렸을 것이다. 그는 흰 정장 셔츠를 붙잡고 뱉으려고 했다. 저런, 음식을 너무 빠르게 먹었어. 하임리히가 필요해 보이는 걸? 미안하지만, 난 몸에 묶인 사슬 탓에 할 수 없어. 너가 묶은 그 사슬 말이야. 이제 그게 널 올마멜거야.
그는 계속 기침을 하더니 쓰러졌다. 그가 쓰러졌다! 쓰러졌어! 쓰러졌다고!
나와 사람들은 몸에 사슬이 묶인 채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묶여서 갇히고 싶지 않았던 나는 사슬에 묶인 채로 두 손으로 방문을 열어 나왔다. 더이상 그가 감시할 수 없었다. 나는 사슬에 팔 다리가 묶인 채로 방문을 요란스럽게 열었다. 그가 일부러 끼이익 대는 크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방문에서 나게끔 했지만, 더이상 그는 문을 연 나를 쫓아갈 수 없었다.
그뒤, 나는 옆에 있는 뾰족한 탁자의 모서리로 사슬을 끊어 냈다. 사슬을 생각보다 약해서 쉽게 끊어졌고, 더이상 나를 속박할 것은 없었다.
나는 그에게로 다가가 곤봉을 들고서 그에게 하임리히를 실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의식을 잃었고, 나는 CPR을 실행했다. 구급 대원으로서 배운 기계적인 구원의 움직임을 나는 실행했다. 그가 죽길 바랬던 거, 아니냐고? 아니다. 복수는 해야지. 나는 계속 CPR을 하면 그가 살아 있기를 바랬다. 나는 그의 기도를 살펴 보며 그를 죽이게 만들려고 한 이물질을 확인했다. 그의 기도 안에는 생선 가시가 있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그를 죽이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가시였다. 나는 그 가시를 어서 빼낸뒤, 그를 살려냈다.
“헉, 헉, 너 따위가 날… 살렸어?”
그가 물었다. 뻔뻔하기 그지 없다. 일단은 사과를 해야지. 뭐, 사디스트는 사과 같은 거 안하니까. 나는 내가 미리 옆에 두었던 곤봉으로 그를 쳤다.
그를 치는 소리는 매우 크게 그의 집에 울려 퍼졌고, 그가 속박했던 모든 이들이 들었다. 그들은 전부 놀란 눈치였고, 나는 그들의 방문을 하나씩 열고 그들의 사슬을 하나씩 풀어 냈다.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그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수십년, 아니 수십세기만의 해방감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를 향한 복수. 우리는 일제히 무기로 쓸만한 것들을 들었다. 우리가 추악하다고? 아냐. 우리는 복수를 할 뿐이지. 추악하지 않아. 추악한 건 그야. 그. 사슬 같은 놈 말이야.
자, 이제 시작할까? ‘그‘ 그러니까 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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