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더럽게 길고 또 더럽게 질퍽거렸다.
질퍽질퍽질퍽질퍽질퍽············.
내 열여덟 번째 여름도 그렇게 질퍽였다.
낮은 존나게 길었고, 햇빛도 존나게 뜨겁다.
- 아 연애하고 싶다.
연애? 이 여름에 연애? 손잡고, 껴안고, 상상만 해도 퍽퍽하게 숨이 막혀온다. 헛된 소리 마라. 지금 이 날씨에 사랑을 했다가는 속만 타들어 가고 죽어버린다. 심지어 난 질퍽거리는 사랑은 딱 질색이었다.
이쯤에서 이 망상하는 친구를 소개하자면 개같은 새끼다. 욕이니 뭐가 아니라 진짜 개 -강아지같은 귀여운 단어는 이새끼한테 사용하지 않는다.- 그 자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
질퍽질퍽청춘
온몸에 덕지덕지 붙은 살점이 번들거렸다. 거의 벋은 상태로 축구를 뛰었지만 저 개같은 태양은 내 흑인화를 더 가속화 시켰다. 운동장 그늘에 앉은 저 개새끼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뭐 어쩌라고. 가볍게 엿을 날리고 주섬주섬 옷을 챙긴다.
개새끼 옆에는 카리나가 앉아 있다. 우리 고등학교 카리나. 얼굴부터 몸까지 본능적 성욕에 찌든 남고딩들을 자극시키는 우리 학교 신이었다. -그 옆자리 개새끼는 카리나의 반려 동물 혹은 장난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개새끼한테 제로 복숭아 아이스티를 뺏어 먹고 묻는다.
- 야 내 넥타이 못 봤어?
- 니 머리 위에 있는 건 뭔데, 병신아 ㅎㅎ
이런, 가오 존나 상한다. 물론 내 옆에 있는 짐승 새끼들은 이 개새끼에게 쌍욕을 처먹은 것을 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왜지? 짐승 새끼들의 취향에 의문을 품으며 에어컨이 빵빵한 교실로 돌아갔다.
아 시발 여름, 그놈의 여름. 봄이나 가을처럼 예쁘기도 예쁘고 선선한 계절이 있는데 왜 하필 여름일까, 왜 하필 이런 질퍽한 여름에 널 만난걸까. 왜 하필,
미친 여름이 적당히를 모르고 교실을 후끈하게 데워 놓았다. 어떤 미친놈이 축구를 하러 가며 에어컨을 껐는가? 에 관해 토론하는 새끼들을 지나쳐 폰으로 삐쩍 마른 에겐남들이 춤추는 영상을 들여다보며 괴성을 지르는 무리에게 다가갔다. 그 중심에는 개새끼가 있었다.
- 미친 이상원 나랑 결혼해요 제발···.
- 전이정!!!!! 시발 전이정!!!!
- 이리오ㅠㅠ 리오야ㅠㅠ
와 시발··· 가관이었다. 똑같이 생긴 남자들이 서로를 체인으로 묶으며 -노래 제목도 체인스였다.- 교도소로 끌려가는 포즈를 취하고, 골반이면 어깨며 흔들고 있었다. 치명적인 표정과 함께 말이다.
- 뭐냐 이게?
개새끼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너네 누나는 보플2 안보시냐?
그게 뭔데 시발. 우리 누나가 드라마 속 송중기나 공유를 보고 청혼을 수천번 시도하는 꼴은 봤어도 남자들이 서로 체인을 묶으며 춤을 추는 걸 본적은 단언컨데 한번도 없었다.
- 야, 다 똑같이 생겼는데 뭘. 내가 낫다.
그 말과 함께 영상에 나온 총 쏘는 춤을 따라하다가 개처맞았다. -그중 개새끼가 제일 세게 때렸다.- 으휴 보는 눈 없는 새끼들. 나는 혀를 차면 다시 그 토론장으로 돌아갔다.
질퍽질퍽, 여름이 존나게 질퍽거린다.
https://curious.quizby.me/ugun…^ 퇴고 없어요 장편이에요
보플 보시나요 전 김건우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