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3 11:26•조회 108•댓글 6•이은성
잠들기 전, 습관처럼 익명 메시지 사이트를 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넘기던 글들 사이에서, 이상하게 눈이 멈춘 문장이 있었다.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그 글은 나를 부르는 말이었다.
같은 학교, 같은 시간, 같은 장면들.
이름은 없었지만 너무 정확해서, 숨이 잠깐 멎었다.
누군가는 나를 그렇게 보고 있었고,
나는 모르는 사이 그 사람의 감정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화가 나기보다 먼저 서늘해졌다.
얼굴을 마주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사람이
어둠 속에서는 이렇게 쉽게 말을 던진다는 사실이.
잠깐,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오래는 아니었다.
익명으로 쓰인 말들은 진실보다 감정에 가깝다는 걸,
나는 이미 여러 번 보아왔으니까.
휴대폰을 내려놓고 불을 껐다.
같은 학교 어딘가에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보다,
이름을 숨기지 않으면 말을 못 하는 마음이
조금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이 이야기는 제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본 사진은 친구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지운것 이름과 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