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는 실제 전화번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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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를 찾습니다.
i의 행방을 아시는 분들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결을 부탁드립니다.

- 010-1314-0925 -

i는 9살 어린 여자아이 입니다.
i는 저보다 2-30센치 정도 작습니다.

사슴같은 눈에 뭉툭한 콧대, 만두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종된 당시, i는 가장 좋아하던 시 산문집 한 권을 챙기고 나갔습니다. 옅은 홍색, 주색, 청록색인 줄기들이 주렁주렁 자라난 표지입니다.

그 날, i가 입은 외출복은 후즐근한 흰 나시에 얇은 회색 후드 집업, 검정색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바람 불어도 살 얼어붙는 겨울 날씨에 i가 춥게 입고 나가 매우 걱정입니다. 만약 i를 발견한다면 따뜻하게 안아 주세요.

i의 팔과 다리에는 멍자국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무릎은 회색빛을 맴돌고 있고 팔에 고름이 고여 있습니다. 갈변된 핏자국들이 옷자락 곳곳에 묻혀져 있고, 허벅지엔 달궈진 쇠붙이에 그을려져 살이 눌러 붙어 있습니다.

i는 소심한 아이입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밖으로 내뱉지 못합니다. 상처를 받아도 억지 웃음을 지으며 무마하려 하죠.
연줄에 얽힌 악마에게 잡혀있어 이야기를 숨기려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i와 대화를 하고 싶다면 꼭 불안해 하지 않게 달래주세요.

50대 남성은 i를 찾지말아주세요. 공포감에 더 숨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손을 올리면 i는 눈을 꾹 감고 한동안 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i는 여린 아이이니 조심스럽고 예쁘게 살펴주세요.

그렇게 나도 살아남을수 있기를.


i의 보라빛 살결을 건드리면 바로 움츠려듭니다. 새로 피어오른 한 줄기 살이 도드라집니다. 그 속에선 고름들이 판을 칩니다. 눌러 붙어버린 살이 타오릅니다. 눈동자는 이미 검은 손으로 물들여져 있습니다. i는 그의 텁텁한 입냄새와 담뱃재 연기에 가로막혀 헐떡거립니다.

나와 i를 살려주세요. i의 예쁨을 보살펴 순진무구하고 세상물정 모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루워 만져주세요. 나의 흔적들이 사라지도록. i의 예쁨이 더 달콤해지도록.


만약 i가 소나무 아래에 앉아 시를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아이가 가져간 시 산문집을 읽어 주세요.

i의 곁에 머물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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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hes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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