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화에 쓰인 자막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말들이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우리의 장면들을 따라왔다.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장면의 하단에 늘 쓰여 있었고, 떠나간다는 기척은 들리지 않아도 희미한 글씨로 계속 남아 있었다.
우리가 웃을 때는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라고 적혔고,
우리가 울 때는
‘사라지는 것들이 가장 빛난다’ 라고 속삭였다.
끝내 아무 말도 남기지 못한 채로 너의 화면이 어둡게 꺼져갈 때, 마지막으로 떠오른 문장은 이렇듯 오래, 나를 붙잠았다.
“여전히, 우리의 영화를 쓰고 있어”
@ne0n. :더는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 오랜만?이예요
https://curious.quizby.me/ne0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