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08:07•조회 93•댓글 1•INNER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초등학교 때였나,
그 전이였나,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던
더운 여름 날이였다는 건 기억해
왜인지 모르게,
술래는 항상 너였어
난 네가 숫자를 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널 보고 있다가,
네가 돌아서기 직전에야
아무 곳에나 숨었어
물론,
바로 들켰지만 말이야
.
난 어릴 때부터
뭐든지 다 가지고
싶어하는 성격이었어
그게 터지지도 않을 듯한
큰 비눗방울이든,
나만 빼고 다 가지고 있었던
캐릭터 필통이든,
그리고,
내가 제일 가지고 싶었던 건
너였어,
아 물론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
숨바꼭질을 할 때에도,
숨바꼭질 같은 건 안하는
나이가 되었을 때도,
그래도,
그 여름 날의 추억은
여름이 올 때마다
재생되었어
내 기억 속 너는,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던
여름의 무더위를
가로질러 뛰어가고 있었어
항상 내가 숨고,
너가 찾던 그 놀이를,
이제 끝내려 해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이젠, 내가 널 찾을 거야
평생 끝나지 않을,
둘만의 숨바꼭질 속에서
그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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