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8 21:15•조회 71•댓글 3•해월
창밖을 부유하는 가을비가 내가 겪었던 지독한 여름을 닮았다. 눅눅하고, 이기적이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 들었던 우리의 사랑처럼. 나는 여전히 그 계절의 폐허 속에 주저앉았다.
친구들은 말했다. "네 사랑이 너무 무거웠어. 그러니까 걔도 너 안 좋아하지" 그녀의 마지막 말도 같았다. 나는 내 마음의 크기를 조절할 수 없는 존재였다.
책상 위에는 아직도 산을 이루는 약봉지와, 손때 묻은 네 사진이 놓여 있다. 내가 산산조각 낸 건 사랑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잔해 속에서 나는 아직도 네가 돌아와 이 모든 파편을 '사랑'이라 이름 붙여주길 바라는 유아적인 애원을 멈추지 못했다.
내 안의 깊은 곳에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다. 나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사랑'이라는 액체를 퍼부었다. 하지만 그것은 구원도 치유도 되지 못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을 구걸할 때, 사실은 나 자신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일을 택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또다시 누군가에게 향했다.
"이런 사랑이라도 받아주실 건가요, 저만을 사랑해줄 수 있나요."
이번에도 결국, 나는 사랑에 굶주려 영원히 파멸할 운명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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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해월입니다.
글 하단에 말을 쓴건 처음인데, 중대하게 말씀드릴 점들이 있어서 써보게 되었습니다.
작가로서의 활동은 이제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원고 작업의 무게가 현실적으로 막중하게 다가오고, 창작, 수정, 그리고 마지막 퇴고에 이르는 이 지난한 과정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일이 가끔은 앞길이 막막한 도전처럼 느껴지고 있습니다..ㅎㅎ
그럼에도 현재의 창작 활동을 완전히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적어도 내년 중후반까지는 이 펜을 놓지 않을 예정입니다. 건강 악화, 스트레스, 학업 등의 사유로 잠시 쉼표를 찍을 수도 있겠지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학업, 수행평가만 아닐뿐더러, 인간관계나 건강 쪽으로 비틀어지고 있기에 공백기를 꽤 길게 가졌습니다. 아직 제 글은 부족하고 더 부족하지만 아량을 베풀어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날씨가 오락가락 거리고 변덕스러워졌던데, 몸조리 잘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