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13:39•조회 30•댓글 0•이유은
❝ 공백 ❞
Intro_ 아름다운 끝
- 터벅 터벅
지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처참한 끝을 맞이하러 가는 중이다. 불현듯 날 말리려던 네가 떠올라 이 짓거리를 그만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1년 간의 시간이 아까워 그러지 못했다.
D-Day
이게 정말 맞는 걸까 고민할 틈도 없이 다가와버렸다.
나만의 디데이. 그 끝을 봐버린 날. 그 날 나는 이 세상에서 없어지기로 마음 먹었다.
마지막으로 너에게 연락했다. 몇번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여 겨우 쓴 메세지.
— 은유야. 고마워 살아줘서
고작 이거라니 싶기도 하겠지만 우리 사이에 이보다 더 필요한 말이 있었을까? 서로를 감싸고 지켜주며 그 누구보다 단단해진 우리 둘. 그러나 난 유난히 그 단단함을 오래 지키지 못했다.
— 은유야. 내가 지키지 못한 아픔. 단단하지 않았던 우리 마음.. 내가.. 다 가지고 갈께. 안녕 장은유
그렇게 난 마음 한 켠에 꾹꾹 담아두었던 말을 끝으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없어졌다.
그 끝에 은유 네가 서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
❝ 공백 ❞ 은 백은별 작가의 '시한부' 를 모티브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