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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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3 15:32조회 98댓글 2세리아
/ 그냥 연령대 신경안쓰고 십구금 정병피폐보고싶으시다길래.... 수위 높으면 말해주세요 선 넘었으면 정말 죄송합니다 글이 중간에 끊기는데 그다음은 진짜개고수위라.....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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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망치로 치는 것 같은 지독한 울림. 커다란 스피커가 진동하며 내는 클럽 노래는 도저히 익숙해지질 않는다. 씨발. 느지막이 욕설을 뱉곤 내벽을 따라 움직인다. 클럽은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가 없었다. 성격 유형 검사 테스트만 하면 내향형 백 퍼센트가 나오는 주제에 사람은 좋아해서, 한시라도 다른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지 않으면 심장이 갉아 먹히는 것 같아서. 끊어야지 끊어야지 생각만 하고 출석체크마냥 아홉 시가 되면 파우치를 꺼낸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 마약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인생이 지독히도 무료해서 마약도 입에 댈 수 있을 것 같고.


클럽 중앙으로 갈수록 노랫소리는 커진다. 심장 박동이 드럼 소리에 맞춰 뛴다. 그제야 살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숨을 크게 들이키자 뭣 같은 담배 냄새가 폐부를 깊숙이 채우고, 그 뒤로 슬슬 구분이 가능해진 여러 마약 냄새가 입안을 곁돈다. 밤 열한 시 인기 좋은 이태원 클럽은 사람과 바닥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 난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가며 어디 재밌는 남자 없나, 하고 탐색을 시작했다. 구글에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물고기’하고 검색하면 나올 불어 터진 블롭피쉬를 닮은 별 같잖은 남자 몇이 들이댔지만, 성에 차지도 않았다. 오늘따라 남자들이 다 못생겨 보이는 것이, 어쩌면 어제 잤던 그 남자 때문인지도 몰랐다.






죽지 않은 연인에게.






못생긴 물고기들 사이에 우뚝 선 빛나는 상어 한 마리. 그를 묘사하자면 딱 이랬다. 남자들도 의식했는지 그가 지나간 자리는 모세의 기적처럼 쩍 갈라지는 꼴이 퍽 웃겼다. 난 입었는지 벗었는지 모를 옷을 입고 그럭저럭 생긴 메기들의 성추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내 앞에 딱 그 남자가 서버린 것이었다. 잘생긴 남자를 싫어하진 않지만, 나보다 예쁜 남자는 질색이라 부러 못 본 척 고개를 돌리자 그 남자가 미친 사람처럼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하는데,


-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순간 그 시끄러운 클럽 노래가 들리지도 않았다. 그 순간 막힌 코가 뻥 뚫릴 정도로 센 머스크 향이 날 덮쳤고, 그 때문에 내 자율신경계가 반응한 건지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순간 현기증이 일었다. 얼마 있지도 않은 내 핏물들이 단번에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발끝까지 내려갔다 했다. 난 목석처럼 굳어 눈만 동그랗게 뜬 채 고개를 도리도리. 그러자 그가 능글맞은 눈으로 날 훑어봤다. 난 클럽 안에 들어와서 시선 때문에 처음으로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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