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22:18•조회 52•댓글 1•RmN
네임있음 논?씨피? 세계관이상함 캐해안맞음 썰체주의
모리미츠 소요? 그냥 시골에서 평범하게 학교도 다니고 사회성은 꼬라박았지만 어떻게 친구도 잘 사귀고 하는 지극히 평범의 극치를 달리고 있던 학생이었음. 진짜 깡시골이라 마인이 올 일도 없고 악마를 만날 일도 0에 수렴함. 0에 수렴... 한다고 하기엔 모리미츠가 기르는 고양이가 공간의 악마라는 것만 빼면 그냥 0임.
꼭 이렇게 평화롭게 시작하면 문제가 생기더라... 평소처럼 학교가 끝나고 집에서 농땡이나 피우고 있던 모리미츠였음. 시키지도 않은 배달 음식이 왔다고 해서 그거 자기 아니라고 말하려고 문을 열었는데—엥? 분명 배달 음식이 왔다고 말한 목소리의 주인도 그냥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 이리저리 둘러봄. 벨 누르고서야 알았나? 그럼 다행이지, 뭐. 편하게 생각한 모리미츠는 다시 집에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음. 근데 몸을 돌리자마자 갈비뼈에 뭔가 꽂히는 느낌이 들더니 등부터 따뜻한 동시에 강한 통각이 온몸으로 번져갔음. 이런 시골에서 사람을 죽일 악마가 있었나? 이런 시골에서 사람을 죽일 사람은 언제나 있었지만... 자기를 죽인 게 사람인지 악마인지도 몰라, 근데 내가 왜 지금 죽어야 하지? 그때 저 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음. 너만은... 맞다, 얘 악마지? 악마... 악마의 계약... 악마와의 계약?
너무 아파서 사고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지금 쟤랑 계약이라도 해서 살고 싶었음. 아 몰라 계약 조건이고 뭐고 일단은 나를 살게 해줘-란 마인드로 덜컥 계약함. 그 이후의 상황은 그냥... 저곳이 깡시골이 아니었다면 거의 재난이었을 정도로 폭주했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깡시골에서는 볼 일이 없는 쌔끈한 건물 안이었음. 쌔끈한 건물로도 모자라서 특이한 동공의 언... 니? 아 몰라 예쁘면 언니랬어. 대충 그 언니 설명을 들어보니까 여기는 공안이고 난 뭐 마인이 됐다... 그냥 넌 납치됐고 이제부터 깡시골 라이프를 전부 버린 다음에 굴러라... 이런 거 아닌가? 음... 죽기보다 나으니까 그냥 구르라면 굴러야지. 마인화 방법은 오른쪽 눈으로 3초간 바라보기... 라고 대충 둘러대고 왔는데 사실 그냥 원하는 때에 가능함. 뭔가 모를 것 같진 않은데 넘어가줬으니까 괜찮겠지?
덴파키와 함께 생활을 시작함. 날 죽인 게 악마인지 인간인지 몰라서 악마 싫어 인간도 싫어 다 나가 상태인 모리미츠였지만 덴파키와 지내면서 좀 괜찮아짐. 악마 조오올라 못생긴 녀석들만 만나다가 텐시 만났을 때는 진짜 감동해서 눈물까지 흘릴 뻔 했음.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악마를 죽이는 것도 적성에는 안 맞아서 마인화를 한 적은 처음에 계약했던 때를 빼곤 없음. 근데도 항상 퀭한 눈에 발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을 보면..... 모리미츠는 확신의 I라서 공안 사람들도 그냥 냅둘듯. 대화하는 상대는 덴파키 텐시 히메노 이 다섯뿐, 그마저도 히메노의 죽음 이후에는 말수가 거의 사라짐.
어떻게든 온몸비틀기로 살아가는 와중에 (전설의 9권...) 지옥의 악마 때문에 다들 지옥으로 보내짐. 일단 모리미츠도 마인이니까 어쩔 수 없이 공포를 느낌. 근데 공포를 느끼는 와중에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잔머리 굴려보니까 지옥도 결국에 공간 아닌가? 라는 결론에 도달함. 그래서 계약 이후 처음으로 마인화하고 지옥 자체를 그냥 모리미츠—공간의 악마—의 권역 안으로 만들어버림. 공간의 악마는 일단 공간이기만 하면 그걸 늘리고 줄이고 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 그런 사기적인 능력인데 악마가 모르는 좀 수상한 악마지만 어떤 악마도 마인도 그에 의문을 가지지 않(못)았음. 일단은 그렇게 어둠의 악마가 등장하기 전에 지옥에서 도망침.
그 후에 마키마와 만났음. 그때 모리미츠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공간의 악마와 계약한 그날 기억 속에 남아있던 마키마를 닮은 사람을 떠올림. 전에는 그냥 그때 구하러 온 건가 싶었지만 이 도시에서 저런 깡시골로 바로 올 수 있다고?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함. 그때 날 도와준 게 아니라 죽이려고 했던 거였다면—그럼 여태 의문으로 남았던 모든 퍼즐이 맞춰짐. 그 퍼즐이 맞춰지자마자 마키마는 역시나 본모습인 지배의 악마임을 드러내면서 모리미츠를 지배하려 듦. 그때 바로 마인화해서 지옥의 악마때조차 쓰지 않은 오른쪽 눈—x,y,z 좌표축같은 걸 볼 수 있는 눈—까지 써가면서 마키마를 막음. 모리미츠는 그때 지배당하지 않은 게 지배도 어쨌든 범위가 포함되니까 그걸 공간으로 생각하고 지배를 피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진짜 목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채로 살아가고만 있는데 문제가 또 생김.
여태 덴지랑 파워 이런 정신 제대로(?) 박한 애들이랑만 있어서 마인인데 이성이 전부 남아있고 마인화를 선택해서 할 수 있다는 게 특이케이스라는 걸 모리미츠는 알지 못했음.
마키마는 그때 모리미츠를 죽이러 간 건 아니었음. 그냥 자신조차 지옥에서 만난 적 없는 공간의 악마를 좀 만나보고 싶어서, 근데 상상 이상으로 강하네? 그러면 저기 있는 인간과 계약할 수 밖에 없도록 한계까지 몰아붙인 다음에 지배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임.
덴지의 특이 케이스가 모리미츠에게도 적용될까? 사실 그때 공간의 악마와 계약하고 나서 완전히 마인이 되었다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죽였을 것임. 그런데 모리미츠도 덴지와 같이 특정 요소로 마인화를 하는 것임을 확인한 마키마는 폭주 후 쓰러진 모리미츠를 데리고 공안까지 같이 갔음.
가는 내내 마키마는 대체 이 악마를 언제 만났는지 생각했음. 아무리 생각해도 만난 적이 없는데? 지금 이 악마가 인간계에 있다는 것은 지옥에서 한 번 죽었다는 뜻임. 인간들에게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으니 분명 최근에 죽은, 거의 근원적 공포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강한 악마라는 것.
그래서 4과에 모리미츠를 일단 넣어둔 뒤 적당히 죽이려고 했음. 어차피 아키가 덴지에게 말했듯 저렇게 얄팍한 의지로 데블 헌터가 된 자들은 전부 쉽게 쉽게 악마에게 죽어 나갔으니까. 근데 너무나 잘 살아남아 버려서 그냥 곧바로 지배하려고 했는데 공간의 악마는 지배됐을지 몰라도 오로지 모리미츠 소요만은 지배당하지 않았음. 지배되나 싶다가도 무언가 모리미츠의 정신을 침범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음. 지배의 악마의 힘이 고작 강한 의지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닐 뿐더러 모리미츠는 언제나 어딘가 불안정한 모습이었음.
공간의 악마... 들어본 적도 없는 악마인데다가 지옥을 자신의 권역 안으로 들일 정도의 힘이라면 근원적 공포의 악마보다 강해야 했음. 근데...... 지옥이나 어둠이라는 것 자체가 가지는 공포가 커다란 것이지 일상적인 공간에서 공포를 느끼지는 않지 않음?
공간의 악마는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가득했음.
공간의 악마는 말 그대로 공간을 다룰 수 있는 악마임. 어둠도 지옥도 심지어는 정신계인 지배까지 전부 자신의 손안에서 놀릴 수 있는 사실상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악마임. 그런 악마가 지옥에서 왜 죽었냐고 하면 공간의 악마가 지옥에서 태어난 악마가 아니기 때문임.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공간의 악마는 체인소 맨이라는 공간 그 밖의 지구에서 태어났음.
고양이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던 공간의 악마를 매일 챙겨주던 한 여자가 있었음. 악마라서 진짜 고양이가 먹는 음식은 먹지 않았지만 그냥 먹는 척 했음. 폐쇄공포증, 광장 공포증... 공간을 향한 공포가 다양하게도 많이 퍼져있는 지금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임.
그러던 어느날 문제가 생김. 망할 인간 때문에, 데블 헌터도 아니고 고작 한 인간과 그 발명품 때문에 길가에서 죽어버림. 너무나 허무하지만 이 지구에선 공간의 악마의 힘을 사용할 수 없었으니까! 그렇게 '체인소 맨'의 인간계에서 환생한 것이었음. 환생하자마자 지구에서 자신을 챙겨주던 그 여자를 공간의 악마의 힘을 사용해서 '체인소 맨'의 세계에 끌어들였고, 그 여자가 지금의 '모리미츠 소요'인 것임.
지구에서 '체인소 맨'으로 넘어오는 과정에 일어난 기억의 상실으로 인해 어차피 본명도 모르겠다, 그 여자의 반짝이는 액정에서 마지막으로 본 모리미츠 소요가 이름이겠거니 하고 그렇게 부른 거임. 소요想世, 비록 '체인소 맨'이라는 세계에 끌려온 이상 더이상 그 이름과는 멀어지게 됐지만 어쨌든.
이 사실을 마키마는 알 리가 없음. 일단 지배가 먹히지 않는 모리미츠부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공간의 악마한테 뭔 출생의 비밀까지 있다는 걸 알 리가.
모리미츠한테 지배가 먹히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음. 애초에 마키마의 능력 밖인 지구에서 넘어온-즉, 모리미츠 소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님-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지배당하지 않은 것임. 공간의 악마는 그냥 능력을 사용해서 지배를 피한 것이었고 또 공간의 악마가 너무나도 강한 이유도 이와 비슷했음. '체인소 맨'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에 지구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까지 더한 값만큼 강해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