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만추의 향이 떠내려온다
뭐가 그리 급할까, 봄의 궤적을 세기기도 전에 익살스러운 바람의 너울을 헐레벌떡 없애고
가을 향의 여름을 데리고온다

청춘의 계절은 여름이니까
길 바닥의 측은한 낙옆
고동치는 고소한 울림
귓가에 일렁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여름의 일부일까

나에게 여름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구태여 너를 떠오른다
서로를 사랑하는 건
대계의 기적이니까

신이 있다면
만약에 신이 있다면
당신은 여름의 우상이다
넓디 넓은 과분한 하늘마저도
당신을 사랑할 테니까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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