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그해 여름은 우리 것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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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7 10:29조회 46댓글 4@UX2mau
오늘도 다른 날들과 똑같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버스에 올라탄다.
창밖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과 매일같이 바쁜 세상을 사는 사람들

모든것이 똑같다.
한개에 오차도 없다.

모든것은 똑같고, 평온하고, 항상 그러던데로 돌아간다.
단 하나만 빼고

• • •

혼자 버스에 올라타 학교로 향하는 길
외롭다.
쓸쓸하다.
차가운 아침바람이 날 매섭게 노린다.

여름의 끝자락, 가을에 시작
아침은 쌀쌀하지만, 오후는 무엇보다 뜨겁다.
설렁설렁 바람이 불어온다.
단풍이 세상을 물들기엔 아직 이르고,
태양이 뜨겁게 달구기엔 늦은 계절

난 평소처럼 버스 창가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있었다.
그런 내 옆자리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 어..
- 안녕?

그 아이는 태연하게 내 옆자리에 앉는다.
그 아이를 내가 본 적이 있을까..
아마 있을것이다.
우리는 잠시에 인사를 끝내고
자신의 세계로 빠져든다.

- 이번 역은 __

학교에 도착했다.
그 아이도 내려 친구들과 인사를 건낸다.
자리가 없어 내 옆자리에 앉았구나.. 생각한다.

• • •

다음날이 밝았다.
또 똑같은 버스에 타 창밖을 내다본다.

-안녕? 오늘도 또 보내
-어..안녕

그 아이는 또 나에게 말을 건다.
오늘은 어제와 조금 그 아이가 다르다.
뭔가 결심이라도 했을까..
짧은 대화를 마치고 또 각자의 길로 떠난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 아이는 내 옆에 앉는다.
계절이 점점 가을로 물들던 날
단풍이 점점 붉어지던 날
그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건다.
이젠 그 아이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던 중.

- 야, 그 있잖아
- 응
- 나 너 좋아해

갑작스러운 그 아이의 말에 난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침 학교에 도착했다.

- 어..어? 나.. 나 가볼게 안녕..

그 아이는 묵묵히 내 뒷모습을 쳐다본다.
나는 학교로 빠르게 향해 수업을 들었지만
단 하나도 내 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나 너 좋아해"라는 말이,
그 아이의 한마디가 내 머리에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 • •

다음날 학교에 가기 위해 또 버스를 탄다.
그 아이에게 뭐라고 말할지 생각하며
사실 나도 그 아이에게 호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 아이가 없다.
의문을 품고 학교로 향한다.
내일은 만나겠지….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그 아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한다.

나는 그 아이가 버스에서 내려 인사를 했던 아이에게 찾아가 보기로.

3-1반

- 그…. 저기 이 반에 혹시 안경 쓰고, 키 크고 암튼 그런 애랑 친했던 애 있어…?

아이들은 나의 짧은 설명을 듣고 한 아이를 가리켰다.
난 그 애에게 찾아가서 그 아이를 묻는다.
그런데 모두 표정이 어둡다.

- 저기 혹시 그 애 어딨는지 알아…?

그 아이는 한 책상을 가리킨다.
그 책상 위에는 한 송이의 어여쁜 꽃이 놓여있다 난 너무 놀라 그 책상으로 다급히 다가가 책상 위를 봤다.
꽃 한 송이와 여러 편지 그리고 그 위에 올려져 있는 그 아이의 이름.

- 아

• • •

다시 차가운 겨울바람이 분다.
난 다시 외롭다.
그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 정말 진실인지조차 모르겠다.
그 여름과 가을의 중간인 계절에서
우리들은 뜨겁게 불탔다.
이젠 만날 수 없지만 서로의 추억이었고, 청춘이었다.

- 이번 역은__

나는 그렇게 믿겠다.
우리의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령 그해 여름은 우리 것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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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혹시 어느 느낌의 소설을 썼으면 좋겠는지 댓글로 주제 추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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