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8 15:18•조회 27•댓글 0•depr3ssed
별바다를 걸었다 아니 정확히는 하늘을 걸었다 애결계박은 아직도 날 붙잡고 하늘에 쳐박아뒀다
바다에 빠진 달에게 빌었다 날 좀 풀어주시오 달이 답했다 그건 어려워 나도 땅에 쳐박혔거든 저기 저 윤슬에게 물어보는 것이 어떠겠니
고개를 돌려 윤슬에게 빌었다 날 좀 풀어주시오 윤슬이 답했다 그건 어려워 난 달빛 하나에 흔들려 사라지는 약한 빛이거든 안타까워라 저기 저 별에게 물어보는 것이 어떠겠니
또다시 고개를 돌려 이번엔 별에게 빌었다 날 좀 풀어주시오 별이 답했다 그건 힘들어 난 일등성 주위를 공전하며 살아갈 뿐이야
젠장, 별은 전세도 금세도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나 그걸 모를 줄 알았나 그래서 듣지도 않고 일등성에게 빌었다 날 좀 풀어주시오
일등성이 답했다 그래 내가 널 풀어주도록 할게 드디어 애결계박이 풀렸다 드디어 별바다를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풀린 결박에 대비할 새도 없이 하늘에 쳐박혀있던 난 갑작스런 중력의 영향으로 별바다 깊은 곳 달과 같은 자리에 쳐박히고 말았다
전세는 별바다 금세는 별하늘 내세는 별바다의 심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