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1시간동안 넘청 열심리 적엇어요......
이제 채티글만 써야지; 너무 어렵당.
큐리어스 만관부 🥹
https://curious.quizby.me/WOON…푸르른 여름날. 아니, 초록빛 여름날. 우리의 덜 푸르른 여름은 성장통의 시작이였다.
연두빛 가득한 내 덜 익은 여름에는 네가 불쑥 찾아왔다. 햇빛에 비쳐 영롱하게 빛나는 투명한 개수대를 보고 있는데, 순간 네가 보였다. 짙은 검은색 머리가 뭐 그렇게 청량해 보였는지, 보자마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받아마시지 못한 물이 턱끝으로 흘러내리고, 이내 바닥으로 떨어지는 방울방울들이 눈에 띄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 밖에 없는 광경이였다.
멍하니 너를 바라보고 있을 때, 눈이 마주쳤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보통의 사람들은 눈을 피하거나, 째려보거나, 보지 말라며 일침을 주지 않던가? 그러나 너는 달랐다. 햇살처럼 방긋방긋 웃어주는 네 모습에, 그만 내가 먼저 눈을 돌리고 말았다. 역시 너는 보통의 사람들과 달랐다. 조금은 특별한, 어쩌면 조금은 별난 네가 그렇게도 좋았다. 그 날부터 내 성장통이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날도, 그 다다음 날도. 나는 몰래몰래 너를 훔쳐보았다. 수업시간 선생님 몰래 조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손등을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있다거나, 이런저런 것들을 알게되었다. 사랑스러웠다. 그에 대한 모든 걸 알게 되면 이 빌어먹을 성장통도 없어지지 않을까했다. 별 이유는 없었고,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내 발목은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날 쑤셔댔다.
첫사랑과 동시에 시작된 성장통.
성장 하기 위해 필수로 거쳐야 하는 통증이라지만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아파야만 성장할 수 있다니. 가망없는 내 짝사랑으로도 충분히 아파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책상에 대고 네 이름 세 글자를 적었다. 언젠간 이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는데…
"맨날 뭘 적고있네."
그 애와 나의 첫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할 수 있겠다.
"이번엔 뭐였어?"
그와 동시에 내 성장통도, 조금은 사그라들었길 바란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 그래?"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듯 다시금 다리가 아려올 것 같았다. 그러나 대화는 끝나지 않았다. 잠시 나를 바라보던 그 애는 내게 다시 말 걸어주었다.
"그 날, 나 왜 쳐다보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