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다리를 기억해?
투명한 피부가 물에 잠겨
서로 마주 보며 웃었던 날을
여름은
아직도
기억해.
ー
여름은 아직 시린 물가에 앉아
봄의 산소를 따라 그린다.
물의 일렁이는 표면 위로 비친 오래된 투영.
ー 괜찮아 봄?
그렇게 물어봤다면
좋았을 텐데.
ー
답지 않게 더운 바람이 분다.
희미해져···.
희미해져.
희미해져?
희미해지는 봄?
여름아 기다려
봄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줄래?
여름은 봄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봄이 영원해진 순간부터
여름은 봄의 소유가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물러지기 직전의 딸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한 번만 더 봄을 끌어안아 줘, 여름.
봄은 여름밖에 없으니까.
ー
태양이 뜨겁다.
재수 없이 내리던 폭우가 조금은 그리워졌어.
봄날의 장마는 꽤 아리따운 경관이었을 지도 모른다.
눅눅한 봄의 피부가 희고 찬 손을 헤집어서
이리저리 휘청이는 여름과
우산도 뭣도 없이 뛰어든 빗속이
아직도 여름의 입에서 머물고 있다.
언제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은 여름 입속의 말.
봄의 입술에서 나온 소리는 이미 다 빗속으로 사라져 버렸어.
변색되는 기억
빛바래는 마음
따라잡히지 못하게 사랑?
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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