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마니또 게임하자"

7교시 마침종이 울리자, 아이들은 바닥에 엎어지듯 책상에 퍼졌다. 그리곤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어느새 2학기가 끝나간다. 날은 춥고 쌀쌀했으며, 날씨는 반 분위기에까지 영향을 줬다.
시끄러우면서도 조용했고 한 학년이 끝나가는데도 어색한 아이들이 있었다. 아무 일도 없는 듯, 서로가 서로에게 무관심해 있었다.

그때 문이 열렸다.

"얘들아~ 집중. 종례하자."

담임, 이하정 선생님.
쉬는 시간엔 늘 무표정에 가깝지만, 수업 종만 치면 입가에 웃음을 장착하는 사람이다.
교탁 앞에 서서 가방을 뒤적이던 선생님은, 갑자기 하늘색 파스텔 상자 하나를 꺼냈다.

"우리 반도 좀 더 서로 돈독해져 보자. 이제 2학기도 끝나고 추워지는데 한 번 서로 챙겨주면서 따뜻해져 보자고. 그래서 선생님이 마니또 게임을 준비했어. 모르는 사람은 없지?"

미술쌤, 박주연 선생님반인 3반이 어제부터 마니또를 시작했다고 우리쌤도 따라하는 것이다. 주연 쌤이랑 우리반 쌤은 서로 대학동기였고 같은 학교로 배정되니 서로 경쟁아닌 경쟁을 하는 듯 보였다.

"에? 마니또요?"
"겁나 오랜만이다."
"귀찮은데.."

웅성웅성. 아이들의 반응은 갈렸다.
친한 애들끼리는 이미 뭔가 기대하는 눈치였고, 몇몇 애들은 살짝 굳었다. 그런 반응 속에서도 선생님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

"한 달 동안 너희는 한 명의 친구를 비밀로 조용히 챙겨야 해.
쪽지에 이름이 한 명씩 있을 거고, 거기 적힌 이름이 너희가 챙겨줘야할 친구야."

"뭘 챙기는데요?"
"아니 근데 왜케길어요오!?"
"들키면 어떡해요?"

"들키면.. 재미없잖아~ 들키면 복도청소하기! 자신의 마니또를 다른 친구한테 말해서도 안되고 친구의 마니또를 알아내서 소문내는 것도 금지야! 챙겨줄 때는 진심으로 챙겨주는 거야.
간식 나눠줘도 좋고, 괜히 청소를 도와주는 것도 좋고.
편지 써도 돼. 대신 너라는 걸 들키지 말 것!
마지막 날, 다 같이 정체를 공개할 거야."

"헐."
"진짜 이걸 한다고?"
"진심으로요?"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바뀌었다.
웃는 얼굴도 있었고, 긴장된 얼굴도 있었다.
이 게임이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어쩌면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킬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선생님은 조용히 상자를 열고, 번호순대로 교탁으로 나가 고개를 숙인 채 종이를 한 장씩 꺼냈다. 그리고 나도.
난 내 책상으로 가서 종이를 펼쳤다.

'김하윤'
익숙한 이름.
아주 많이 마주쳤지만, 한 번도 제대로 대화해 본 적 없는 그 이름.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한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게 게임이든 아니든,
나는 그 아이와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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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목이 너무 길어서 앞으론 연재할 땐
제목에 💌1화 "마니또 게임하자"
이런 식으로 (이모티콘, 몇 화, 소제목) 이렇게 올릴게요!
하루에 한 편씩 올라갑니다❤(이미 다 써놨거든요 ㅎㅎㅎ)
그리고 제 닉도 너무 화려한 거 같아서 앞으론 '미드나잇💜' 이렇게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