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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의 잎사귀가 세상을 사랑으로 뒤덮을 때,
푸른빛의 잎사귀가 세상을 청춘으로 뒤덮을 때,
석류빛의 잎사귀가 세상을 그리움으로 뒤덮을 때,
볼 수 없는 잎사귀가 세상을 고요로 뒤덮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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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다른 모습으로 나의 앞에 찾아왔습니다.
돗자리를 펴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나의 품에 들어와서 물장구를 치곤 했습니다.
그리고 발자국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런 청춘이 나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나는 영원히,
푸른빛 바다로 파도를 치며
나를 보러오는 당신들을
반겨주고 싶었습니다.
내게서 떠나려 하면,
또 푸른 파도를 일렁이며
인사해주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또 오라고.
이제는 쓰레기들만이 내 앞에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따가운 불꽃을 내게 날렸습니다.
내 품에 안기는 사람도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이제 참으로 비참한 바다가 되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었습니다.
푸른빛이 지나간 자리에는
검은빛이 나를 뒤엎었습니다.
당신들이 떠나려 하면,
흑빛의 파도를 일렁이며
증오를 내뱉었습니다.
다시는 나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내게 따가운 불꽃을 날리며 당신들은 좋아했습니다.
당신들이 좋아하니, 꾹 참았습니다.
떠날 때 내게 발자국을 선물하고 갔던 당신들은
투명한 함정같은 플라스틱과 유리조각을
내게 선물하고 유유히 뒤를 돌아 떠나갔습니다.
당신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매번 생각해왔습니다.
이렇게 하는데 이유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어왔습니다.
허나, 믿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 했습니다.
사랑은 나눠만 줘서는 안 됐습니다.
나도 사랑을 받았어야 되나 봅니다.
이제 나는,
당신들에게 흑빛만 내뱉는 바다가 되어
조용히 잊혀졌습니다.
아름답던 푸른빛은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끝내 영원히 검은빛이 되었습니다.
———————————— 𝑇ℎ𝑎𝑛𝑘 𝑦𝑜𝑢 ♥
푸른빛이 지나가면 - end.
- @x0uu.g \\ 백 소 영
< 여담 >
이 글로 저의 두 번째 글이네요.. 읽으시는 동안 마음에 드셨을지 걱정입니다. 이 글은 바다를 시점으로한 사랑과 상처, 잊혀짐을 넣은 글인데 글 속에서 의도가 잘 나타났길 바라며 올려봐요. 이번에 큐리도 만들었는데 한 번씩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드백 하셔도 좋아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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