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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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7 11:42조회 123댓글 0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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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저주의 뫼비우스 위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틈도 없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를 위해서
도려내야 하는 눈앞의 현재

겉치레뿐인 애정이라면 아무래도 좋으니까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된 대역전 곤란한 몽중 상황에 당황?

꿈에서는 닿을 법 했던 미래조차도
다가가면 신기루라서 아직도 녹슨 과거에 머물러 있어

포기하면 편해,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그날의 각오도 뭣도 전부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구원하고 구원받아왔던 나날이 마파람처럼 내 등을 밀어올 때마다 심중

매마른 이 목숨을 적셔줘 적셔달라고 울부짖는
혼자만의 밤에서 고개를 숙인 여자아이가 있었다

열쇠가 손에 있는데도 일부러 문을 열지 않았다
안락한 종말에 안주해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그래도 구원은 사소한 계기 하나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무릎을 굽혀 맞춘 눈높이 어색하지만 건네본 두 손
서투르게 내딛은 한걸음이 몇천 몇만 보歩가 되어

과거를 딛고 일어난다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한다거나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 대신 아주 작은 나날들을 웃을 수 있는 기억들을
하나씩 쌓아올려서 이윽고 기억의 수가 상처의 수보다 많아졌을 때

그때가 되어서야 상처가 아물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손을 내밀 수 있게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고 웃어보일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이 상처조차 마모되고 녹슬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비가 멈추지 않아도 내가 사라진다 해도
내가 여기에 그린 자취는 영원히 남아
존재할지도 모르는 이 세상의 후일담 그 길을
비추는 동화 속 달빛이 될 테니

바꾸고 싶어의 연속과 바뀌고 싶어의 중첩이
차가운 심장을 이 꿈으로 가득 채울 수 있게
그럴 수 있게 해줄 테니

꽃이 피기 위해서는 물도 햇빛도 중요하지만 길고 또 긴 밤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신은 없지만 희망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피어나니까
이 이상은 할 수 없다고 해도 나아가봐야지
이게 무모한 짓일지 용감한 일일지는
뫼비우스 위의 미래에게 평가를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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