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30 22:48•조회 42•댓글 2•하루
그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병원에서의 연락이 오기 전까지, 그녀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차가운 현실이 그녀를 덮쳤다.
그는 내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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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마도 모를 거다. 나는 그저 그를 짝사랑해왔을 뿐이니까.
그와의 만남은 늘 멀리서만 지켜보는 것이었다.
마음 한 켠에서는 그와 가까워지고 싶은 소망이 있었지만, 현실 속에서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었다.
매일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그것이 끝이 될 줄은 몰랐다.
그가 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날,
그녀는 무작정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무리 그가 내게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내가 그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다만,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병실 앞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너무 놀라게 하지 마."
그가 약간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의 얼굴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그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여전히 그의 눈빛에는 예전처럼 부드러움이 있었지만, 그 깊은 눈동자 속에는 고통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나... 너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는 잠시 고개를 숙였고, 침묵 속에서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의 손을 잡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미안해,"
그녀는 속으로 반복하며 생각했다.
"내가 너에게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었는데."
그날 이후, 그녀는 계속 병문안을 갔다.
그와 함께 보냈던 시간은 짧았지만,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그녀에게는 어떤 위로보다 더 큰 의미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기억했다.
"내게 널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첫사랑이자 끝사랑으로 남을 그 사람을, 이제는 떠나보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