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네 이름을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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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히 부는 바람이 내 뺨을 스치던 그 언덕.
우린 늘 여기 올라와 서로의 어깨를 기대며 웃곤 했다.
바람에 실린 너의 웃음소리가 내 귓가를 스치면, 세상 모든 행복을 끌어안은 기분이었다.
해 질 녘 언덕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눌 때마다, 우리 사이는 점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바람이 불 때마다 너는 내 곁이 아니라 멀리,
저 아래로 사라진 것만 같다.
나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언덕에서 네 이름을 외쳐.
혹시나 네가 다시 이곳을 찾아주지는 않을까 해서.
혹시나 바람은 네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올라와 우리 함께하던 언덕 위에서 널 기다려.
바람이 불 때마다,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약 바람이 멈추어도, 내 마음만은 너에게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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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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