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5 23:36•조회 172•댓글 13•한윤설
■■, 적적한 길가에,
드문드문 붉은 꽃이 피어 있었■.
길게 깔린 흙길이었지, 아마.
나무 사이로 새어드는 바람 소리에,
너는 내가 좋아하는 얇은 니트를 걸치고 ■■■.
청아한 네 눈동자는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어.
초점 없는 눈으로,
붉은 꽃들만 응시하는 네 모습에,
괜히 더 불안해졌어.
손끝이 덜덜 떨렸고
저 앞의 ■가 흐릿하게 보일쯤.
- 아직도, 아직도 나를 사랑해요?
네 질문에는 알맹이가 없■고 갑작스러워서,
그럼에도 내 정답은 하나뿐이라서.
- 내가 어떻게 널 안 사랑하겠어.
- 어떻게 ···
- 울지 마요.
나를 달래는 그 목소리도 여전히
끝까지, 애정을 담지 않은 채.
고요히 귓가로 흘러 ■■■■.
불안해, 네가 사라질까, 없어질까,
내가 못나서 ■■■ 버릴까 봐, ■원■.
그 흙길의 끝에, 꽃밭이 있었어.
붉은 꽃이 세상 끝까지 번져 있는 그 모습에,
너는,
- 더러워.
더럽다니? 내■? 꽃밭이? 꽃밭이 더■워?
말도 안 되는 소리 꽃은 아름■다.
너처럼 청아하게 핀 ■■ 어떻게 더러워.
늘 피■ 묻히고 살아■는 저도,
아름다움■ 안다.
어째서.
- 무슨 소리야.
내가 더러■가? 우리 사랑■■아.
질척거렸■? 너■ ■■ 싫■하■?
■■ ■ ■직■ 사랑■■■ ■■■ ■·····.
■■■■■■■■■■■■.
- 꽃밭이, 더럽네요.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금세 의아한 건, 이 꽃들이 왜 더러워?
아름답잖아, 너처럼.
- 붉은 꽃들이 사방으로 퍼진 게,
- 꼭 피 같지 않아요?
- 짙고, 어둡고, 비리고, 더러운.
- ■■ ■ ■■ ■■ ■ ■■.
- 응?
- 더러운 손 좀, 씻어 내요.
- 이 알싸한 꽃내음 맡으면 토할 것 같아.
- 저는 차라리, 흰 꽃이 좋아요.
- 꼭 바다에 뜬 윤슬 같아.
웃었어, 처음으로, 환하게.
뒤를 돌아 나를 보며 윤슬을 노래한 너는,
네 눈동자 안에는,
빛나는 윤슬이 그대로 비치고 있었■.
그날 밤이었어.
네가 욕조 속에 잠겨 죽은 게.
꼬
르
륵
.
.
.
.
- 윤슬이 좋다고 했는데 ···
너는 마지막까지 네 피가 가득한 욕조에■
■ ■■■ ■■■?
아직 숨이 붙은 널 바다로 던진 건,
너를 위해 ■■■■.
네가 그렇게 사랑하던 윤슬에 끼여 죽었다.
그리고,
네 장례식에서,
너는,
흰 꽃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다.
영원을 믿어?
그건 믿는 게 아니야. 만드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