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15:57•조회 147•댓글 0•예시 잘읽으세요
# [ 비밀번호 : 1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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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시 example) :
이름 : 작성자
- 소설 ~~~ (블라블라)
# 제목 : 귀여운 사람
이름 : 익명
- 나 앙앙 뀨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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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와 역시 고수의 손길 대단하세요!
이름: 검은
#소설 제목: 녹색 눈동자를 가진
- 나는 미신을 잘 믿는다. 봉숭아 물을 손에 들인 뒤 첫눈이 올 때까지 지키면 짝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첫눈은 물론이고 내년에 벛꽃이 필 때까지 계속 지켰다. 그 바보 같은 봉숭아 물 들인 새빨간 손톱이 그 이인 것 마냥. 원망스러운 분홍빛 벛꽃을 나는 그해 봄에 계속 밟고 찢었다. 내 주변에는 분홍빛 그림자가 그리워 졌고, 주변 커플들은 전부 햇빛 아래 서 있었다. 이 모습이 너무나 대조 되었다. 낭만 있게 사진 찍는 커플 앞에서 나는 벛꽃 잎을 찢었다. 나는 왜 사랑을 모르게 되었는데, 그 이들은 그 잘난 사랑을 입에 오르내리는 거야.
생각해 보면 내 첫사랑 선택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다. 5년 전 이사 가버린 그 이와의 맹세한 찢아진 사랑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니! 어떻게 보면 그 선택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다.
차라리 다른 사람, 뭐 나한테 짜증날 정도로 장난을 치지만 나를 좋아한다는 걸 모두가 아는 우리반 최00을 고르면 될 것이다. 특별히 나쁘지 않은 남친감이기는 하다. 외모? 우리반 상위권이다. 성격? 능글 맞고 나한테 장난 치는 것 빼곤 괜찮다. 공부? 나와 비슷한 정도니까 끼리끼리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교실에 들어섰다. ‘5학년 7반, 방과후 체스 교실’ 우리반의 표지판이다. 방과후에 체스를 한다고 적힌 게 아마 올해 부터가. 전부터 똑같은 건물, 똑같은 층을 썼는데, 체스 교실은 올해부터다. 전에는 옆반이었다.
아무튼, 나는 침착하게 우리 교실에 들어섰다. 똑같은 교실, 똑같은 책상, 똑같은 의자, 똑같은 칠판, 똑같은 칠판 속 정갈한 내용, 전부 똑같았다. 유일하게 다른 건 내 짝이었다. 어제 있었던 최00은 어디 가고, 유00이 왔다. 맞다, 어제 자리 바꿨지.
유00은 날 거의 인간이 바퀴벌레 보듯이 대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반박하고, 나랑 닿기만 하면 화내고. 내가 인사를 해도 심드렁~하다. 이게 바로 소설 속 혐관이다. 혐관은 은근히 달달한 로맨스 아니냐고? 아니다. 그저 둘 중 누가 먼저 죽을 때까지 싸우는 투우의 황소와 인간이다. 화려한 붉은 깃발로 장식 된 분노와 도발, 그리고 계속 되는 오만함 가득한 조롱이다.
“안녕”
난 그래도 인간이 되고 싶기에 인사를 했다.
“응, 안녕”
이 전개는 내가 예상 못했다. 이렇게 착하게 인사할 애가 아닌데? 분명히
“뭐, 그래서?” 라고 말하며 날 살살 긁어대야 한다.
“응? 오늘따라 친절하네. 너 뭐 있어?”
“아니!”
유00이 식은땀을 흘리며 팔을 각기춤 추듯이 휘저으며 강하게 부인했다. 유00의 검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이건 분명히 침착하고 차분한 이의 반응이 아니다. 오히려 거짓을 말했을 때 반응이 이렇다. 마치 약점 잡힌 듯. 어떻게든지 숨기려는 범죄자처럼.
“그래?”
난 괜한 의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의심은 곧 다툼을 부르니까. 설령 그 상대가 식은 땀 흘리는 각기춤 추는 귀신처럼 행동해도. 난 유00과의 전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점령하기로 했다. 훗날 우리 둘의 관계가 나날이 알려져도 내가 우위를 점령해야 한다: 정치인의 언론 조종처럼 능숙하게 아이들의 마음에서 우위를 점령해야지 비로소 이기는 것이다.
유00은 그날따라 더 이상하게 굴었다. 자꾸 내게 친절하게 굴고, 날 무시하는 태도를 없애고. 그 오만함 가득한 말투와 몸짓은 어디로 갔지? 도대체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갔냐고?
그보다 더 이상한 건 내 눈이었다. 1교시 수학 시간에는 선생님이 3명으로 보였다. 주변을 보는 내 시점이 스르륵 풀리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풀리면서 선생님이 3명으로 보였다. 또 3교시에는 유00의 갈색이 약간 섞인 검은 눈동자가 초록색으로 보였다. 그것도 시원하고 선명한 녹색으로. 뭐, 그때 눈동자가 더 멋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환각을 보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5교시에는 주변이 녹아내리면서 무지개색으로 보였다. 아니, 다른 건 잘못 봤거나 빛의 잔상이라 쳐도 이건 조금 문제가 있다. 내 시야가 무지개 빛이 되며 세상이 초록, 빨강, 노랑, 파랑, 등으로 변했다. 주변은 녹아 내렸고, 아무 글씨도 보이지 않았다. 이 현상은 3초간 지속 되었다.
나는 안과에 갈 것을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하교를 하려고 했다. 그때, 유00이 날 쫓아오며 말했다.
“헥헥, 느리게 좀 가. 내가 할 말이 있다고!”
뭐지? 이 시나리오는.
“알았어. 뭔데, 빨리 말해 봐”
“알겠어. 사실 이곳은….”
그때, 유00이 그 이로 보였다. 헝클어진 금발에 시원하고 싱그러운 녹색 눈동자.
안녕하세요, 작성자님. 이게 맞나요? 마음에 안 드시면 지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