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믿지 않을것을 알고 있었다. ‘그냥 확 시간을 멈춰버려?‘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그때 차윤기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하냐?“
달렸다. 그냥 빠르게. 뒤에서 나를 쳐다보는 차윤기에 시선이 너무 신경쓰였지만 달렸다. 내 생에서 가장 빠른 달리기 속도 였다.
거친 숨을 내쉬며 좁은 골목사이로 들어갔다. ”넌 뭐야?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는거야?“ 작지만 소리치듯 말한 그 애는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고, 남자였다. “아 미안 근데 여기가 어딘데?” 내가 내가 골목에 더 들어가려 하자 그 애가 말했다. “오우야! 너는 겁도 없냐? 저기 깊숙히 들어갔다가 못 빠져나온 사람들도 있다고!” 그 애가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아 뭐 어때 폰도 있고 같이 가보자!“ 나는 오히려 그 애 손을 잡으며 끌고 들어갔다.
“아 야! 나 무섭다고..” 그 애가 울먹이듯 말했다. “그건 그렇고 너 이름이 뭐야?” “나? 김유형“ ”오케이 난 정백하”
너무 깊숙히 들어와 버렸을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암흑만 이어졌고 길은 미로처럼 꼬여있었다.
“야 이제 그만 나가자..“ 김유형이 말했다. ”야 저기 안보여? 빛이 보이잖아 집도 좀 보이고“ ”그렇네..“
암흑만 이어지던 이 골목이 이젠 밝게 빛나고 있었다. “와.. 백하야 도착이다..“ “그러게..” 우리 둘다 목소리에 힘이 없는것은 물론. 몸도 힘이 다 빠진 후였다.